경북 경산시장 선거는 3선의 최영조 시장 후임으로 자천타천 14명이 거론될 정도로 그야말로 '무주공산', '군웅할거'이다. 현재 뚜렷하게 앞서거나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출마예상자가 보이지 않다는 게 지역 여론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다들 한 번 해 볼만 하다는 말도 된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6월 1일)는 제20대 대통령선거(3월 9일)를 치룬 후 3개월도 되지 않아 실시된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승리하면 지방선거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당별로 지방선거에 대한 공천기준이나 룰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년 대선에 대한 기여도가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물난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실시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참패를 하듯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출마예상자들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다.
그동안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경산은 25% 내외의 민주당 지지율을 보였지만 이 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지난 시장선거에 출마했던 김찬진(69) 전 경산시 행정지원국장을 제외하고는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상헌(50) 더불어민주당 경산시지역위원장은 "경산은 대구광역시 인근 도시로 자연스럽게 성장했지만 이제는 한계점에 도달했고 전환점이 필요하다"면서 "이제는 10년이나 20년 후 경산의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를 찾아 공천을 해야하는데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27.2%를 득표했던 그는 "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은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찬진 전 경산시 행정지원국장은 38년동안 공직생활을 마치고 경산시장 선거에 두차례 출마했고, 2018년 시장선거에는 34.7%를 특표했지만 차점 낙선하는 등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는 "현재 경산시정은 무사안일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고 "경산을 스위스 취리히 같은 교육도시,첨단산업도시,환경도시로 만들어 가여 한다"며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명 난립… 공천 경쟁이 치열한 국민의힘
지역 특성상 경산시장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천타천 국민의힘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가 12명이나 된다. 벌써부터 물밑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공천에 탈락할 경우 일부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윤두현 경산당협위원장은 "공천은 기본적으로 당헌 당규에 따라 당에서 결정한다"면서 '경산시장은 지역을 화합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시정을 잘 이끌어갈 시대정신에 맞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유리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과정에서 당에 대한 기여도가 공천에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었다.
윤 위원장은 특히 "우리당 후보들간에 선의의 공천 경쟁을 하되 당 전체플러스(+)가 되는 방향으로 가야지 분열 과열 부당 불법 경쟁을 해 개인적으로는 이익이 있을지 모르지만 당 전체에 마이너스(-)가 되는 사람에게는 불이익이 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자천타천 국민의힘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가나다순) 선출직으로 오세혁(56), 조현일(55), 홍정근(60) 현 경북도의원과 황상조(61) 전 경북도의원, 경산시의원 출신인 이천수(64), 허개열(64) 등 두 명의 전 경산시의회 의장 등이 있다.
이들 외에도 지역에서 일찌감치 표밭을 관리해 온 김일부(61) 경산시민포럼 대표, 송정욱(60)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행정자치위원, 유윤선(59) 대경대 교수, 정재학(63) 대구도시철도3호선경산연장 공동추진위원장, 허수영(57)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도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직 공무원 신분인 송경창(53) 경상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도 출마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오세혁 도의원은 "최경환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도의원 2선 경험을 살려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함께 하는 경산의 희망찬 미래를 여는 시장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경환 전 의원과의 의리와 인맥을 활용해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조현일 도의원은 "시민들을 편가르지 않고, 분쟁과 갈등을 조율하고 화합을 도모하며 합리적인 열린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청과 설득을 통해 사회적 포용을 이루는 시장이 되고 싶다"면서 재선의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장으로, 장점인 친화력을 내세우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홍정근 도의원은 "33년 동안 공직생활과 도의원 경험을 가진 지역행정전문가로서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혁신적인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인물이 경산시정을 이끌어야 한다"며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황상조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은 "3선 도의원의 의정활동 경험과 비록 경산시장 선거에서 두 번 낙선했지만 깨끗하고 추진력 있게 일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관료주의적 행태를 지양하고 발로 뛰면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시장이 되고 싶다"고 밝히며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이천수 전 경산시의회 의장은 직전 경산시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최종 2명의 후보까지 올랐다가 최영조 현 시장에서 패배한 후 4년간 절치부심했다. 그는 "미래의 먹거리를 창조하고 도시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시디자인을 창조해야 한다"면서 표밭을 일구고 있다.
허개열 전 경산시의회 의장은 "소신없고 중앙정치에만 의존하는 복지부동한 리더로는 강력한 경산을 건설 할 수가 없다"면서 "새로운 비전과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당찬 시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지지세 확산에 나서고 있다.
선출직이 아닌 공천희망자들도 저마다 자신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일부 대표는 "경산에서 시민단체 활동과 일본 유학과 NHK 한국지국 외신기자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산시정을 이끄는데 누구보다 경쟁력 있고, 대학도시 경산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시장이 되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송정욱 위원은 "경산을 희망이 넘치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고, 소통과 화합을 기본으로 낮은 자세로 시민을 공경하고 섬기는 진짜배기 일꾼이 되겠다"면서 발품을 팔고 있다.
유윤선 교수는 "현재 경산은 어느 때보다 엄중하며 민생과제는 산적하고 시민들은 고단하다. 더 나은 경산의 미래를 구상하고자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SNS를 통한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정재학 위원장은 도의원 2선을 했고, 2018년 시장선거에 낙선하는 등 여러번 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다. 그는 "가치있는 경산, 행복한 경산을 만드는 유능하고 겸손한 일꾼이 되고 싶다"며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허수영 부위원장은 "침체와 위기에 있는 경산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고, 관료와 정치인이 아닌 기업가 정신의 경영인이 필요하다"면서 "토목, 건설 전문가이자 경영인이 경제시장의 적임자"라며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송경창 환동해지역본부장은 현직 공무원 신분이라 출마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행정고시(36회) 출신에 줄곧 경북도의 경제·과학 부서에서 경험을 쌓은 경제과학통으로, 경산시와 포항시 부시장을 지내며 쌓은 도시 운영 경험까지 갖춘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어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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