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우정기자의 스낵베이스볼] 수많은 야구 전설 배출한 삼성, 라팍에 왜 기념동상 하나 없나

아쉽게 무산된 故 장효조 흉상 건립

2011년 프로야구 30주년 기념 올스타 레전드 화보촬영에 나선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 삼성라이온즈 제공
2011년 프로야구 30주년 기념 올스타 레전드 화보촬영에 나선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 삼성라이온즈 제공

야구 경기 취재차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를 오가며 문득 의문이 생겼다.

삼성라이온즈는 롯데자이언츠와 함께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그룹명과 구단명이 바뀌지 않은 '유이'한 원년팀으로서 한국 야구 역사상 전설적인 선수들과 기록을 배출했다.

하지만 왜 라팍엔 롯데처럼 부산사직구장의 최동원 선수상과 같은 동상 하나가 없을까. 2015년 당시 현역 선수로서는 이승엽 현 KBO 홍보대사의 동상이 모교인 대구경상중학교에 세워진 바 있지만 걸출한 선수들을 배출한 구단치고 홈 경기장에 옛 전설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기념비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의문을 갖고 지역 야구계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2016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현 위치로 야구장이 옮겨질 당시,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감독의 흉상 건립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대구에서 한창 붐이 일었던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흉상을 제작, 라팍 입구에 세우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오갔다는 것.

장효조는 '타격 달인'으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던 선수였다. 그에게 붙은 수식어만 해도 '안타 제조기', '영원한 3할 타자' 등 여러개다.

1985년부터 1987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 선수 시절 8번이 넘는 3할대 타율, 0.331라는 통산 타율(3천 타석 이상 기준) 등 장효조가 남긴 업적은 지금까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있다.

재능이 뛰어났지만 그는 '독종'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훈련으로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를 기억하는 지역 야구계 관계자들은 모두 "그만큼 독하게 훈련하는 선수는 이제껏 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혼자 숙소에서 3~4시간씩 배트를 휘둘렀다"고 입을 모았다.

2009년 삼성의 2군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로 복귀했을 때도 선수들을 독려하며 앞장 서 훈련을 지도했었다.

흉상 건립 계획이 추진됐을 때 그의 통산 타율 0.331에 맞춰 3월 31일 또는 그가 야구계에 한 획을 긋고 눈을 감은 (2011년) 9월 7일에 맞춰 추모식과 함께 흉상건립을 완성하자는 의견이 모였으나 결국은 무산됐다.

장효조 감독이 별이 된 그 해 최동원과 선동열의 치열한 맞대결을 담은 영화 '퍼펙트 게임'이 개봉했다. 그런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을 삼성도 많이 품고 있을 터이다.

삼성구단에서 또 연고지인 대구시에서 야구의 전설들을 기억하고 예우하기 위한 방안들을 함께 찾아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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