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금강·영산강의 5개 보(洑)를 개방한 이후 강 본류의 보 구간 수질과 지류 수질이 최대 30~40%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보 개방 실적이 미미했던 낙동강 수계에서는 거꾸로 수질이 개선됐다. 보 수문을 오랫동안 연 곳에서는 수질 악화, 수문 개방 기간이 짧은 곳에서는 수질이 개선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이 발표한 '11개 보 개방 이후 관측 결과'에 따르면 금강·영산강에서 보를 개방한 결과 녹조류는 감소했으나 일반적 수질 지표인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와 TP(인 함량)는 오히려 나빠졌다. 보 개방 후 수질 악화 사실을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달리 보를 거의 개방하지 않은 낙동강 수계 6개 보 수질은 오히려 좋아졌다. 6개 보 모두 BOD가 9~21% 낮아졌고, 4개 보에서 TP가 8~28% 감소했다.
보에 물을 채워 '물그릇'이 커지면 오염물질 희석·분해가 쉬워져 수질이 좋게 유지된다는 가정이 낙동강 수계에서 입증됐다. 역설적이게도 수질 개선을 빌미로 보 개방을 강행한 정부의 공식 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보 개방, 나아가 보 해체가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팩트가 확인된 셈이다. 또한 작년 기록적 집중호우에도 낙동강 보 설치 지역에서는 물난리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보가 홍수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4대강 보 구간 및 지천 수질 현황은 환경부 스스로 지난 3년간 측정한 결과다. 보 수문 개방 후 수질이 악화한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환경부는 "보 해체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변했다. 수질 개선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보 해체를 밀어붙이겠다는 말이다.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건설한 보를 다시 세금을 들여 해체하려고 하는 것은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다. 4대강 보를 이명박 정부가 아닌 노무현 정부가 만들었다면 이렇게 부수려고 난리를 치지는 않을 것이다. 팩트를 받아들이지 않고 보수 정권 사업 허물기에 광분하면 훗날 반드시 심판을 받을 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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