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을 잘 마신다는 것은 간(肝)이 알코올 해독을 잘한다는 말이나 주량이 센 사람을 지칭 할 수도 있지만, 술자리의 예절을 지키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잘하는 사교형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들은 다양한 사교 모임이나 어울림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임으로써 다른 이들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고자 노력한다. 인생도 술자리도 즐거워야 한다.
"술은 입속을 경쾌하게 하고 술은 다시 마음을 터놓게 한다. 진실은 늘 술 속에 있고, 오늘날 진실을 이야기할 기분이 되기 위해서는 취해야 한다."고 철학자 칸트와 리케르트는 술을 마시면 진솔해진다고 얘기했다. 가끔 술자리에서 누군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면 한잔의 인생주로 활활 취해보자.
인생주는 3단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맨 아래 올드패션글라스 위에 나무젓가락을 얹고, 그 위에 맥주잔을 올리고 그 안에 위스키 싱글 잔(소주잔 대용)을 넣어 양주나 소주를 따른다. 그 위에 다시 나무젓가락을 얹고 위스키 싱글 잔(소주잔 대용)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맥주(360ml 작은 병) 한 병을 위에서 붓는다.
작은 양주잔 너머로 맥주가 흘러넘치면서 맨 아래의 빈 잔을 마저 채운다. 맨 위 과거는 이미 흘러갔으므로 작은 잔에, 중간의 현재는 환희와 고통이 뒤섞여 알 잔을 넣어 폭탄주로, 마지막 미래는 풍성하라고 조금 넓은 잔을 사용한다. 마실 때는 제일 위의 과거 잔을 들고 자신의 과거를 간략하게 얘기하고 마신다.
두 번째로 폭탄주인 현재 잔을 들고 자신의 현재 심경을 토로한 후 단숨에 들이킨다. 마지막으로 미래 잔을 들고 자신의 멋진 미래를 얘기하곤 한 번에 마신다. 인생주를 마실 때 주의할 점은 동석한 사람의 순번을 정해놓고 차례로 돌아가면서 마시돼 마시는 사람은 진솔한 얘기를 하며 마시고, 동석한 사람은 조용히 경청하고 마지막 미래 잔을 비우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서로의 마음을 교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한국인의 술 문화는 이렇게 즐거움을 동반하고 늘 새로운 술 분위기 속에 술자리 즐기기를 좋아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고 말했다. 인생은 백년을 넘기기 어려우나 한 번 남긴 예술은 영구히 그 가치를 빛낸다는 말이다. 노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최상의 방법은 물처럼 사는 것이라 역설하였다.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흐르는 물, 그 물의 진리를 배우라는 것이다. 주당들은 인생은 짧으나 술잔 비울 시간은 많으며, 술이 없으면 낭만이 없고,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사리를 분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술과 인생 그리고 즐거운 대화는 우리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우리의 인생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을 조각조각 이어가고 있다. 지난 과거는 다시 돌이킬 수 없지만 반성과 기회의 장으로 만들며, 새로운 각오와 설계의 디딤돌로 이용할 수가 있다. 아름다운 추억은 되새기고, 고운 기억을 가슴속에 꽃피우며 삶의 위안을 삼는 여유를 가져보자.
미래는 불확실한 삶이다. 현재의 시간으로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우린 과거보다 더 나은 현재를 원하고,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과거의 일들을 되돌아보고 교훈 삼고 멋진 미래를 마음속으로 그리며 그것이 실현되도록 계획을 세워서 그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며 열심히 노력하고 고군분투해야 할 것이다.
남자는 밤마다 술을 마시고 여자는 때때로 분위기를 마신다. 술보다는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기의 주량을 알고 지킬 줄 알며 늘 쾌활하고 긍정적이다. 긍정적인 사고야말로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술이 주는 쾌락보다 술자리가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즐겨 보자. 술자리의 즐거움은 반드시 삶의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어야 하고, 사람이 술을 마시되 술이 사람을 마셔서는 안 된다.

글 : 이희수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대구한의대 글로벌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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