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카♥사투리] ⟨3⟩이철우 경북도지사 ‘와이카노! 봤제!’

다 알면서 진까로 와 이카노! 이번에 민심 변하는 거 봤제!

다소 격한 사투리를 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에 대한 쓴 소리부터 쏟아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해서는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가덕도 신공항'을 들고 나오질 않나 코로나 백신 대처등등 일련의 정책을 보면 '와이카노!'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봤제!'는 이번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제대로 보고 앞으로 잘 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덧붙였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18면

김천이 고향인 이철우 지사는 평소에도 사투리를 거침없이 사용한다. '사투리 사용을 줄이면 좋겠다'는 주변의 건의에도 개의치 않는다. 사투리 사용이 오히려 경쟁력이라는 생각에서다. 서울사람들은 사투리를 못하지만, 표준말도 알고 사투리도 아는 자신이 더 경쟁력이 있다는 논리다. 이런 탄탄한 논리도 서울며느리 앞에서는 왠지 힘들다. 가족들과 밥 먹는 자리에서 '어서 들어라'고 두 번 이야기 했더니 '서울며느리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접시를 번쩍 들고 일어나더라'며 그 순간, 사투리 사용을 조금은 줄여야할 것 같았다며 웃었다. 이 뿐만 아니다. 방송에 출연해서도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무슨 뜻인지 다시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주문도 자주 받는다고 애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경상북도의 사투리 사랑은 눈에 띈다. 오는 7월에 대규모 사투리 경연대회를 여는 것을 비롯해 경북방언조사 및 연구를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대학과 시,군 기업이 함께하는 '한글산업육성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글자료를 전담하는 연구조직도 신설한다. 또 방언을 바탕으로 한 언어를 주제로 문화산업콘텐츠 산업을 육성, 인공지능까지 연결해 일자리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 지사는 "왕의 말에 대한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 왕이 사용한 말을 알아보면 그 끝에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시대의 언어, 즉 지금의 경상도 사투리가 있을 듯하다"고 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사투리가 역사 속 중심의 언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지역민 모두가 가질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순재 계명대 산학인재원교수 sjkimfor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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