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내달 29일까지 보장된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지 않고 조기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당권 도전에 대한 직접적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지만, 야권 통합과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 권한대행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조속히 원내대표를 뽑고 새 원내대표가 전당대회 후 대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 조기 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퇴진 시점에 대해서는 "오늘부로 최대한 후임 원내대표를 뽑는 일정을 단축해서 하는 것으로 하겠다"며 "일정은 협의가 필요해서 결론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앞서 제기된 '19일 사퇴설'은 부인했다. 후임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당무를 처리해야 하며, 다음주 19~21일 3일간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만큼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 권한대행은 또 '(의총에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느냐'는 질문에 "전혀 하지 않았다"며 "원내대표 직책을 갖고 있을 동안에는 원내대표 직책만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 사직은 표했지만 후임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잔무(殘務) 처리를 해드려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그가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날 국민의힘 최다선(5선) 중 한 명이자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충청권의 정진석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당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당의 최고참 의원으로서 내년도 대선 승리에 보탬이 되는 일, 드러나진 않아도 꼭 필요한 역할을 찾아 나서겠다"고 밝혀 두 사람 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두 사람 사이 단일화설, 사전교감설 등이 제기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주 권한대행은 원내대표 선거가 마무리되면 공식적으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며 "충청 출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대구경북(TK) 출신 주 권한대행은 '비 TK 출신이 야권의 대선후보가 될 경우 TK 출신이 제1야당 대표가 되어서 역할을 분담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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