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매매시장에 공급 과잉 경보등이 켜졌다. 속칭 '로또 청약'이라고 불릴 정도로 달아올랐던 청약 열기가 식어 가고 고가 아파트 거래가 끊겼다. 지난 몇 년 동안 없던 현상들이다. 아파트 공급과 입주 물량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미분양 압박도 커지고 있다. 기형적 아파트 공급 과잉에 따른 후유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우려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징후다.
최근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는 역세권에 입지하고 있음에도 청약이 미달됐다. 동구에서는 지난해 미분양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청약 미달은 이례적인 일이다.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40건에 이르던 대구의 1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달 들어 단 한 건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을 부동산 가격 대세 상승 과정에서의 일시적 조정이라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대구의 아파트 공급 물량이 너무나 많다. 올 한 해만 대구에서는 3만2천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예고돼 있다. 사상 최대 수치이자 지난 23년간 연평균 분양 물량(1만4천여 가구)보다 120% 이상 많다. 입주 물량도 향후 2년간 연평균 2만500여 가구가 예정돼 있어 지난 23년 평균치(1만4천여 가구)보다 46.4% 급증할 전망이다.
부동산으로 한몫 챙기자는 투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실수요를 훨씬 웃도는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대구에서는 주택 재개발 및 재건축이 대거 진행되면서 구 도심 전역이 거대한 공사판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파트 공급 과잉은 필시 부작용을 부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0년대 말 수성구 일대에서는 대형 아파트 과잉 공급 여파로 절반값 할인에도 미분양이 속출했다.
분양되지 않는 아파트는 지역 경제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단 지역 건설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하우스 푸어를 양산시키며 기존 주택 매매 시장 동반 침체를 부른다. 향후 2, 3년 내에 대구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에 따른 주요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경고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아파트 공급 과잉 책임에 대구시가 자유롭다 할 수는 없다. 아파트 공급 과잉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경제계가 중지를 모아 대책들을 챙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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