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리 후보자 김부겸, '국민통합' 큰 역할 이뤄낼까?

당청 가교·야당 협치 역할 기대…TK·정치인 출신 장점 활용
임기 말 文정부 돌파구 모색
당내 비주류·시간 한계 회의론…"친문에 별 대응 못 해" 지적
코로나 방역에 집중 전망도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휴일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휴일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임덕 위기에 놓인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새 총리로 지명된 김부겸 후보자가 '문(文) 정부 극성 지지층'을 돌려세우면서 입게 될 상처를 감수하고서라도 "국민통합을 위해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 총리의 향후 행보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자신으로서는 정치적 험지인 대구에 출마하는 등 이익만 좇는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만큼 "용기 있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단 커지는 중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친문(親文)' 주류가 아니어서 당내 역학 구조상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데다 코로나19 비상상황으로 인해 방역 대책에 집중하는 것 외에 다른 역할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가 민주당 내에서 소수인 대구경북(TK) 출신인데다 역대 대통령 임기 말 총리는 '관리형 관료'를 뽑아왔던 전례를 처음으로 깨뜨리고 정치인 총리 후보가 됐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여당 간 가교 역할, 여당과 극렬한 대치를 해왔던 야당과의 협치, 그리고 국민통합까지 동시에 그 역할을 주문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인사발표를 하면서 "김부겸 후보자는 통합형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우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 역시 인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성찰할 것은 성찰하고, 혁신할 것은 혁신하겠다"고 언급, 주도적 역할에 대한 다짐을 내비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얘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8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얘기하는 모습. 연합뉴스

총리 후보자 인선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 '김부겸 역할론'에 대한 기대감이 적잖은 것이 사실이지만 '역할 한계론'도 많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대권 잠룡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8일 SNS에 글을 올려 김 후보자를 향해 "극단의 정치를 이끄는 이른바 '대깨문(강성 친문 민주당원)'들에게 왜 아무 소리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원 지사는 "초선들이 (대깨문들로부터) 공격받아도 아무 대응 못 하면서 '국민들의 질책에 답을 하겠다'는 총리 내정 소감이 이해가 안 간다"며 "후보자가 국민들의 분노를 희석하는 쇼를 위한 분장용품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 탁현민 비서관의 행사기획에 따라 총리 자리에 앉혀진 무생물 무대 소품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인선에서 김 후보자가 총리 후보 1순위가 아니었던 만큼 문 대통령에게 과감히 쓴소리를 던지는 역할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백신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 챙기기도 버겁고 그가 거친 성격도 아니어서 '쓴소리 총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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