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승 광복회 고문변호사가 자신과 다른 정치 성향의 독립유공자 후손을 연일 모욕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만주 신흥무관학고 교장, 임시의정원 의장을 역임한 독립운동가 윤기섭 선생의 외손자로,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서울시장 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등 친여 활동을 해왔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반민족·반민주 세력의 잔당"이라며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악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을 섞는 것조차 싫다. 혐오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람을 한 명이 아니라 백 명을 공천한들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반민족 반민주의 과거와 절연하고 새롭게 태어났다고 인정받을 리 만무하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12일에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대개가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고 온전한 직업도 갖기 어려웠다"며 "그러다 보니 더러는 태극기 집회에 가서 '박근혜 탄핵 무효'를 외치기도 하고"라며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 지향의 독립운동가 후손을 싸잡아 비난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이 박근혜를 지지하든 문 정권을 지지하든 그것은 그들 개개인의 정치적 선택이다. 이를 선과 악으로 갈라 비난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그런 점에서 정 변호사의 독립운동가 후손 비난은 용납할 수 없는 오만이자 독선이다. 독선은 다원적 민주주의의 적이다. 그런 점에서 정 변호사의 말은 반민주적 망동(妄動)이나 다름없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독립운동가 후손이 가난하고 못 배워서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단정이다. 가난하고 못 배운 독립운동가 후손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무지렁이'라는 소리다. 이는 독립운동가 후손이 아닌, 박근혜를 지지하는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모두에 대한 경멸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가난하고 못 배운 것이 도대체 박근혜 지지와 무슨 상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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