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인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1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있은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죽음으로 삶을 돌아보는 법의학자의 관점'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베스트셀러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실제 첨예한 증거 대결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법의학의 세계를 소개했다.
그는 "법의학을 한다고 하면 셜록 홈즈부터 얘기한다. 그러나 그 영역은 검찰과 경찰의 영역이다. 법의학자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그의 저서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에서도 소개한 바 있는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사건과 대구에서 있었던 27개월 영아 사망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자연스레 강연은 최근 공분을 불러온 정인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부검 상황 설명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그는 TV 프로그램 등 미디어를 통해 희한한 사건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이상한 나라가 아닌가 오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실은 1년 동안 국내 5천140만 인구에서 사망하는 이들의 숫자는 30만 명 남짓. 이 중 살인 등의 사건으로 숨지는 경우는 400~500명 선으로 10만 명당 0.8명 수준이라고 했다. 우리와 비슷한 곳은 아이슬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으로 굉장히 안전한 나라에 속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추이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 갔다. 특히 2019년 4월 네이처지에 실린 '몸통에서 잘린 돼지의 뇌세포 회복'을 집중 소개했다. 그는 "뇌파 신호를 보내 뇌의 활동성을 확인하려는, 일론 머스크가 진행 중인 일련의 뇌 실험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마인드 업로딩 방식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했다.
측두엽 내부 해마의 기억을 그대로 컴퓨터에 업로드, 그리고 젊은 신체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원 불멸의 삶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목에서 유 교수는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의 맨 마지막에 이야기했던,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트렌스휴먼으로의 전환이나 호메로스의 '오딧세이' 속 오디세우스가 오기기아에서 칼립소와 함께 살면서도 자신의 늙어 가는 부인 페넬로페를 그리워하는 모습과 같은 상태가 곧 올 것"이라고 상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길어진 기대여명에 맞는 우리의 생활 자세, '어떤 노화의 과정을 겪을 것인가'에 대해 언급했다. 지금의 건강으로 죽을 때까지 살면 좋겠지만 비건강 나이가 10년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 교수는 "나이가 들어가며 일상생활의 습관을 바꾸고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담배는 '지금 당장' 끊어 달라"며 "꾸준하게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키우고 정확한 의학 지식을 구하고 실행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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