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경산 임당유적전시관' 사업자 공모 공정성 시비

사적 제516호 경산시 임당동·조영동 고분군 내
탈락 컨소시엄 심사 의혹 제기…"지침대로 채점 않아 순위 변동"
일부 업체는 가처분 신청까지…市 "법원 결정까지 계약 연기"

경산 임당동 고분군 전경. 경산시 제공
경산 임당동 고분군 전경. 경산시 제공

경북 경산시가 진행하는 임당유적전시관 건축설계 및 전시물 제작설치 공모가 공고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참가 업체가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산시는 사적 제516호 경산 임당동·조영동 고분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사업비 191억원을 들여 임당유적전시관(2025년 상반기 개관 예정)을 건립한다. 시는 지난해 12월 전시관 건축설계 및 전시물 제작설치 공모에 대한 공고를 했다. 공모금액은 건축설계분야 6억9천여만원, 전시분야 40억원 등 46억9천여만원이다.

공모는 건축설계 분야는 일반설계 공모를, 전시물 제작설치 분야는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분야별 1곳씩 업체 2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도급으로 공모에 참가토록 했다.

공모에는 3개 컨소시엄이 참가했고, 지난 3월 19일 공모안 발표 및 심사를 마친 뒤 같은달 25일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경산시가 공고 지침서대로 평가를 하지 않아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는 점이다.

공모 지침서에 따르면 '총점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건축분야 50점, 전시분야 50점으로 배분 평가한 후 합산해 선정하고, 주관적 평가는 항목별(건축·전시분야 각 7개 평가항목) 배점을 기준으로, 최고·최저 점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평가점수를 합산해 산술 평균한 점수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열린 심사위원회(7명) 평가에선 항목별이 아닌 작품별 총점에서 최고·최저점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평가점수를 합산해 산술 평균했다. 그 결과, A컨소시엄이 총점 92.19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92.140점, 3위는 91.890점이다.

이에 나머지 2,3위를 한 2개 컨소시엄은 채점 방식이 잘못됐다면서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경산시에 결과 발표 연기 및 재채점 요구서를 발송한 데 이어 공고문에 근거한 공정한 채점 집계 요구서 등을 발송했다.

경산시는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2일 심사위원회를 재소집해 재평가를 요청했지만 심사위원들은 경산시가 당초 항목별 평가를 고지하지 않았다며 기존 결과를 바꾸지 않았고, 경산시는 이같은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B·C 컨소시엄은 공고 지침서대로 평가하지 않아 순위가 바뀌었다며 반발했다. C컨소시엄은 대구지법에 경산시를 상대로 계약체결 및 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B·C 컨소시엄 관계자는 "경산시가 평가점수 집계에 문제점을 발견해 재의결 소집을 했을 때 바로 잡을 수 있었는데도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 관계자는 "공고 지침서의 항목별 평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다"며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날 때까지 우선협상자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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