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없는 원숭이(데즈먼드 모리스 글/ 김석희 옮김/ 문예춘추사/ 2020년)
인간의 마음이 움직이는 곳으로 관심과 부가 모인다. 따라서, 치열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어떻게 하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가 주요 관심사가 된다. 문명과 문화가 발달한 현재 상태에서 인간을 바라보면 인간은 고상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에 충격적인 화두를 던진 책이 50여 년 전에 출간되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바로 인간을 '털 없는 원숭이'이라 선언한 발칙한 책이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이다. 이러한 이력만 볼 때 인간에 대한 탐구서를 쓴다는 건 전공과 전혀 맞지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그의 탁월한 관찰력은 인간도 동물의 한 종(種)이며 매우 특별한 종(種)일 뿐이라고 말한다. 데즈먼드 모리스의 대표작인 이 책은 1967년 출간되었고, 『이기적 유전자』, 『사피엔스』 등에 많은 영감과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인간 탐구에 대한 새로운 흐름은 인간이라는 실체를 더 완전하게 알도록 해주었다.
이 책은 인간의 기원과 섹스, 아이 기르기, 탐험, 싸움, 먹기, 몸 손질, 다른 동물과의 관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에서는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던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모리스와 함께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무릎을 탁 치는 깨달음의 재미를 자주 맛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통찰은 다음의 문장에 함축되어 있다.
"공중도덕이라는 짙은 색의 니스를 말끔히 닦아내면, 오늘날의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는 선사시대의 유물에서 얻은 증거와 기본적으로 거의 같은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중략) 문명의 사회적 구조가 동물의 생물학적 본질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동물의 생물학적 본질이 문명의 사회적 구조를 만들었다."(p126)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예로 최근에 반려동물과 관련한 시장이 매우 커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털 손질을 해주는 동물들처럼 인간이 다른 동물의 털을 만지고 보살피는 것을 '털 없는 원숭이' 시절부터 해 왔던 몸 손질의 연장으로 이해하며 이러한 생물학적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통찰은 새로운 비즈니스의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줄 수 있다.
모리스는 "동물을 동물이라고 부르는 데 익숙해져 있는 동물학자들조차 인간을 연구할 때는 주관을 개입시키는 오만함을 피하기 어렵다."(p44)라고 하면서 편견 없는 관찰자가 되기를 촉구한다. 이러한 생각들이 비단 비즈니스 세계에서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동들을 이해하고 삶을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결국 본성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삶이 더 자연스럽고 행복하지 않겠는가?
고전은 항상 읽기에 부담스럽고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고전읽기에 있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고전은 생각의 씨앗이며 이 씨앗은 얼마나 큰 나무로 성장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 생각의 씨앗을 마음속에 심기 위해서는 고전 읽기가 제일이다. '털 없는 원숭이'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최성욱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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