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수성사격장 폐쇄 될까…권익위 "가능성 검토 중"

포항 장기면 방문 주민 의견 청취…"소음 측정으로 객관적 결과 도출"
6월 중 소음 측정 예상…공정성 확보가 관건

이정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왼쪽 두번째)이 21일 수성사격장 갈등 조정을 위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대책위 사무실 앞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동우 기자
이정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왼쪽 두번째)이 21일 수성사격장 갈등 조정을 위해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대책위 사무실 앞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동우 기자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이 주민 요구대로 폐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폐쇄 가능성을 고려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1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이정희 부위원장과 임진홍 민원조사기획과장, 김석준 국민고충긴급반장 등은 수성사격장 문제와 관련해 남구 장기면 현장을 찾아 지역 이장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으로 촉발된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 민-군 갈등(매일신문 지난달 4일자 9면 등) 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며 현장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 부위원장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권익위도 폐쇄 입장을 중심으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주한미군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이 행해졌던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이나 강원도 등 수성사격장의 대체 부지가 있는지 각각의 현장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3일 이정희 부위원장이 첫 방문했을 때 '권익위 이동신문고를 장기면 현장에 세워 맞춤형 민원 수렴을 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마련된 자리다.

김석준 권익위 국민고충긴급반장은 "지난 2월 8일 민원 조정 결정을 내린 이후 매주 1회 이상 권익위 조사관이 장기면 현장을 찾았다"면서 "그만큼 권익위가 수성사격장 문제를 무겁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봐달라"고 했다.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지금껏 군 포격 훈련으로 발생한 피해를 호소하며 무조건적인 수성사격장 폐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현장조사를 통해 경제적 피해와 주민들의 건강 저하 등 문제점을 데이터화했다"며 "향후 실제 훈련 시 소음측정을 벌여 객관적인 피해사실을 보다 명확히하고 민·군이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폐쇄가 가장 좋겠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다. 당장 결정할 사안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뜻이 이만큼 강경하다는 것을 알겠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등에 따르면 현재 현장조사는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마지막 남은 실제 훈련 시 소음측정을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민·관·군 3자 협의가 진행 중이다.

아팟치헬기 사격훈련을 주관하는 미군 측은 오는 6월에 측정할 것을 제안했으며, 주민들 역시 농번기라 참여가 용의하다는 이유로 해당 날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민들은 '군이 훈련을 재개할 때 소음측정을 의식해 평소보다 낮은 강도로 실시할 것'이란 불신감을 내비쳐 정확한 소음측정 방법 및 일정을 결정하기에 시일이 조금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불신에 대해 권익위는 ▷이해관계없는 제3의 전문연구기관을 통한 공정성 확보 ▷권익위 내 헬기 사격훈련 전문가 배치 ▷포항시와 주민 등의 적극 참여 등을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한편, 포항 수성사격장은 지난 2019년 경기도 포천에서 시행 중이던 주한미군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이 주민 협의없이 이전하며 민·군 간 갈등이 벌어졌으며, 주민 집단민원에 따라 권익위의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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