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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읽는스포츠] '장밋빛'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 예상 받고 조 편성도 최상…군 면제 향한 드림팀 구성 예상

한국 남자 축구가 지난 21일 열린
한국 남자 축구가 지난 21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조 추첨에서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연합뉴스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가 지금 딱 이 상황이다.

오는 7월 예정된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올림픽 남자 축구팀에 희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통계전문업체로부터 금메달이 예상된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대회 조 추첨에서 이를 기대할만한 행운을 안았다.

한국은 지난 21일 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열린 조 추첨에서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와 함께 B조에 포함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16개국 전력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가장 좋은 조 편성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올림픽 남자 축구 통산 순위에서 한국은 18위(통산 11회, 최근 9회 연속 출전)로 온두라스(4회·34위), 루마니아(4회·44위), 뉴질랜드(3회·69위)에 모두 앞선다. 출전 자격이 23세 이하(U-23)로 변경된 1992년부터 2020년 대회까지 성적만 보면 한국은 유일한 8회 연속 출전국으로 1~4위 브라질,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스페인에 이어 5위를 마크하고 있다.

역대 올림픽 대표팀 간 상대 전적에서는 뉴질랜드에 3승 무패, 온두라스에 2승 1무 1패로 앞선다. 온두라스와는 가장 최근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에서 0대1로 졌다. 온두라스는 당시 4위를 차지했다. 루마니아와는 올림픽 첫 대결이다.

한국은 오는 7월 22일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사흘 뒤인 25일에는 루마니아와 2차전을, 28일에는 온두라스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비교적 약체부터 만나는 조별리그 대진표도 괜찮다.

8강전부터는 '단두대'로 불리는 토너먼트다. 준결승전과 결승(또는 3, 4위전)까지 3경기 결과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 한국이 조별리그 통과 후 만나는 상대는 A조다, 여기에는 개최국 일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프랑스가 포함돼 있다. 우리가 예선 1위면 A조 2위, 예선 2위면 A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숙적 일본과 일찌감치 8강전에서 운명의 대결을 할 확률이 꽤 높다. 한·일 모두 승승장구하면 결승 또는 3, 4위전에서 맞붙는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세계적인 강팀이 몰려 있는 유럽팀의 참가가 대륙 분배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도 유럽팀은 루마니아, 프랑스, 스페인(C조), 독일(D조) 등 4개국만 참가하고 있다.

한국 남자 축구는 올림픽에서 이미 시상대에 오른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런던 대회 3, 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3위를 차지했다. 당시 홍명보(현 울산 현대 감독) 감독이 팀을 이끌었고 박주영, 김창수, 정성룡(이상 와일드카드), 기성용, 구자철, 김보경, 김기희 등이 군 면제 혜택을 누렸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8강에 올랐다.

이런 성적 덕분에 한국 남자 축구는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후보로 낙점받았다. 미국의 스포츠 데이터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회사 그레이스노트는 지난 14일 국가별 도쿄 올림픽 메달 예상치를 발표하며 한국 축구가 금메달을 딸 것으로 내다봤다. 그레이스노트는 한국이 축구와 양궁(3개), 펜싱(2개), 태권도(2개), 여자 골프 등에서 9개의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자랑하는 양궁 등 쟁쟁한 효자종목 속에 축구가 포함된 점이 흥미롭다. 인기 종목인 야구는 2위로 예상됐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앞서 2020년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도쿄행 티켓을 확보했다.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이번 대회에는 '24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한다. 선수 엔트리가 18명(골키퍼 2명)으로 제한돼 치열한 태극마크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 중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는 최대 3명이다. 사령탑인 김학범 감독이 와일드카드를 모두 선택하면 실질적인 엔트리는 15명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어느 대회보다 밥상이 잘 차려진 만큼 이제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 후보 선수들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대회 취소를 걱정하게 됐다. 군 면제가 걸려 있는 국제 대회에 나서는 대표선수들은 항상 정신무장이 잘 돼 있다.

도쿄 올림픽에서 홈그라운드 일본과의 빅매치가 성사될까. 도쿄 올림픽 개최가 코로나19의 위협으로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우리 국민은 메달을 딸 가능성이 높아진 남자 축구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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