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문화예술회관 혜화 이순자 작가 고려 사경 초대전

혜화 이순자 사경 작
혜화 이순자 사경 작 '관세음보살 보품'
사경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혜화 이순자 씨
사경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혜화 이순자 씨

"20여 년 전 남편의 사업 번창과 가정 평안을 위해 사경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삼배 혹은 108배를 한 후 작업을 하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갈 때마다 '관세음보살'을 염송하지요."

불교사경부문 한국예술문화명인 혜화 이순자(65) 작가가 고려사경보존회 출범을 기념하고 코로나19로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치유의 희망을 전하고자 27일(화)부터 5월 2일(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1전시실에서 초대전 '고려 천년의 혼 가슴에 담다'를 전시한다.

"2018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연후 3년만입니다. 이번 전시는 힘든 시기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의 작품을 통해 제가 작업하면서 늘 느끼는 환희심과 발심, 가족의 소중함을 나누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사경'(寫經)은 수행과 기복을 위해 불교경전을 필사하는 행위로, 불교 수행의 꽃이자 종합예술이며 팔만대장경판을 비롯한 다양한 목판과 금속활자를 제작하는 기초가 되기도 했다. 사경의 제일목적은 불교 전파와 수행, 공덕을 들 수 있다.

사경 전 익힌 탄탄한 서예실력으로 작업하는 이 작가의 이번 전시작품은 모두 1천여 년 전 고려사경 제작방식으로 필사했으며 고려장지 위에 재현된 것들이다. 옻칠한 한지인 고려장지는 이 작가의 사경 스승이기도 한 통도사 방장 성파 큰스님이 고려시대 방식과 비법에 따라 재현한 종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이 작가는 순도 99.9% 금가루로 제작된 길이 100m에 달하는 '법화경금니사경 전문'을 비롯해 불교 경전의 내용과 설화를 그림으로 표현한 '금니사경변상도', 치유와 건강 및 부귀를 담은 '황금길상도'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

이 중 7만자에 달하는 '접철본법화경' 병풍 7폭 작품은 한 폭에 모두 1만자씩의 글자를 새겨 넣었고, 7권 28품에 달하는 '묘법연화경'은 각 권이 끝날 때마다 금강신장 그림을 보태어 모두 42점의 개별 작품을 한 점의 대작으로 승화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장엄함과 불교 세계관의 무변광대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작가가 직접 경주 김유신 장군 묘를 찾아 실사한 후 제작한 '12지신상'은 인체 실물 크기에 각 지신의 옷마다 손수 법화경 내용을 사경해 놓음으로써 한 눈에 봐도 작품의 섬세함과 정밀함은 물론 작가의 정성과 심혈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작품을 하면서 언제나 간절한 마음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원했으며 팬데믹 시대에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피로 치유의 환희심과 발심을 일으켜 주고 싶었습니다."

고려사경보존회 강주열 회장은 "이번 특별전시회는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 유구한 역사와 맥을 같이한 금니고려사경, 사경변상도, 황금길상도 등을 통해 고려 천년의 혼을 현실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위로와 힐링의 시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했다. 053)742-0781, 010-3507-7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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