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요즘 2030, 인생 역전 '영끌 코인'…결혼 자금·집, '한방' 노려

1분기 거래소 신규 가입 절반 젊은층…금융당국 "피해 책임은 개개인의 몫"
“두달치 월급 600만원 날려” vs “2천만원으로 5억 벌어”…암호화폐 투자 명암 뚜렷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시세가 급락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 전날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불법행위를 막고자 이달부터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시세가 급락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 전날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불법행위를 막고자 이달부터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2일 대구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주말 암호화폐 폭락에 "2개월 치 월급을 모두 날렸다"고 울상지었다. 이달 초 1천200만원을 투자한 암호화폐 '밀크'가 1코인 3천100원에서 4천800원까지 올라 평가액 1천800만원대(54.8% 수익)에 달했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하며 묻어 뒀던 돈은 최근 1코인이 2천100원대로 급락해 600만원대로 줄었다.

20대 직장인 C씨는 지난 1월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1천500만원으로 비트코인·이더리움·밀크·도지코인 거래를 시작한 뒤 평일·주말 내내 오전 3시까지 스마트폰 암호화폐 거래소 앱을 들여다본다. 직장에서도 수시로 온라인 가상화폐 커뮤니티를 지켜보며 '호재'에 사고 '하락'에 판다.

C씨는 "이달 초 원금을 3천만원까지 불렸지만 최근 하락장에 본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돈이 불어날 땐 좋았지만 잘 시간도 아까워 매 시간 차트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가 결혼 자금, 내 집 장만 등을 위해 일확천금을 노리고 암호화폐 광풍에 빠져들고 있다.

코인 가격 폭락에 따른 '조정론'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손실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피해 책임은 개개인의 몫'이라며 엄포만 놓고 있다.

22일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는 250만 명에 달했다. 20대가 32.7%로 가장 많고, 30대가 30.8%로 뒤를 이었다. 2030세대가 전체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인 셈이다.

최근 비트코인 등 상당수 암호화폐는 '조정론'에 휩싸여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상장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 6만5천달러를 기록했다가 '돈세탁 감시' 루머에 지난 주말부터 급락 중이다.

가상화폐 낙관론자인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1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서 "단기간 이뤄진 비트코인의 대규모 매매량을 고려할 때 매우 거품이 끼었다. 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 규모에 비해 관련법과 제도가 허술하다보니 투자자 피해 우려도 커진다. 국내 금융당국은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정부가 나섰다가 자칫 투자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 그림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자산 가치를 정부가 보장할 수 없듯, (암호화폐도) 많은 사람이 투자한다 해서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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