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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도 존중한 적 없는 文, 대통령으로 약해"… 靑 '묵묵부답'

문재인 "트럼프 대북정책 변죽만 울렸을 뿐…"
트럼프 "김정은도 존중하지 않는 문재인, 지도자로는 약해"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정책을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을 별도 성명을 통해 비방하고 나섰다. 현지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최근 미국 유력지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핵심까지 파고들지는 못했다고 진단한 데 따른 반발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AFP 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된 (그리고 좋아하게 된) 북한의 김정은은 문재인, 지금의 한국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주장했다.

뉴욕 포스트는 이날 성명이 최근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한 뒤에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NYT 인터넷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뉴욕포스트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명을 보도하며 문 대통령의 NYT 인터뷰 내용 가운데 대북정책과 관련한 평가를 배경으로 인용했다. AFP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자신을 한반도 평화협상의 주도적 협상가로서 부각하려고 했다고 해설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도 자신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것은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이상 거기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을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에서 세 차례에 걸쳐 만나는 전례 없는 북미 역사를 썼으나 비핵화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진 채 임기를 마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한반도의 미래를 두고 회담했지만, 북미 간 갈등은 더욱더 깊어져 빛이 바랬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한반도의 미래를 두고 회담했지만, 북미 간 갈등은 더욱더 깊어져 빛이 바랬다. 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평도 지속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수십 년간 바보 취급을 당했지만 나는 우리가 제공하는 군사적 보호와 서비스에 대해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더 지불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태도도 함께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이 우리에게 지불하기로 합의한 수십억 달러를 심지어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합의했다.

한편, 청와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국의 전직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018년 4월 판문점 도보다리 남북 정상회담 모습. 이때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낸 USB에 무슨 내용이 담겼고, 이것이 북한 원전 추진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018년 4월 판문점 도보다리 남북 정상회담 모습. 이때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낸 USB에 무슨 내용이 담겼고, 이것이 북한 원전 추진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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