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흡연·침 뱉기…" 대구 클럽, 입구만 통과하면 '방역 자유'? 내부 들여다보니

지난 주말 클럽 내 마스크 미착용, 좁은 거리 간격 등 수칙 어기는 모습 속출

대구 동성로 클럽. 최혁규 인턴기자
대구 동성로 클럽. 최혁규 인턴기자

23일 오후 1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한 클럽 입구. 10여 명이 클럽에 들어가려고 줄을 섰다. 클럽 직원들은 체온을 측정하고 출입자 명부를 확인했다. 인근 5개 클럽도 비슷했다. 이용객들이 QR코드 인증 후 입장했다.

하지만 방역수칙은 입구에서만 그쳤다. 클럽 안에선 대부분 마스크를 벗었다. 최소 1m인 거리 간격을 유지하지도 않았고, 서로 몸을 부대끼며 춤을 췄다.

코로나19 확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 일부 클럽의 방역이 '보여주기식'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구에선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듯했지만 내부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이를 제재하는 클럽 직원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이용객들은 클럽 안에 들어서자마자 마스크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클럽의 방역 책임 직원이 이를 보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클럽을 찾은 20대 남성 이용객은 "마스크 외에 인원 수 제한이나 춤추기 금지 등 방역수칙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클럽 안은 전반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분위기여서 굳이 착용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단속이나 점검을 하는 모습도 없었다"고 했다.

자정이 넘어서자 클럽 분위기는 절정으로 달아올랐다. 130㎡(약 40평) 남짓한 공간에서 한때 80여 명이 사람들이 몰렸다. 메인 무대 인근 좌석의 이용객은 마스크를 벗고 술을 마셨다. 일부는 입에 담배를 물고 연기를 뿜어냈다. 술에 취한 몇몇 사람은 바닥에 침을 뱉기도 했다.

메인 무대는 모여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겨우 이동할 수 있었다. 한 명이 겨우 지나갈만한 50㎝ 정도 되는 탁자 사이에서 두 명이 서로를 보면서 춤을 췄다. 최소 1m 이상 간격을 유지하라는 방역수칙이 무색했다.

현행 사회적거리두기에 따르면 중점관리시설인 클럽은 춤추기도 허용되지 않는다. 시설 신고‧허가면적 8㎡당 1명으로 이용인원에 제한을 뒀다.

한 클럽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마스크를 쓰도록 따로 설명을 하지만 음료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며 "잠깐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 모두에게 일일이 다시 쓰라고 권유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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