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세균-이재명, 러 백신 놓고 자중지란…"혼란 초래" "과잉 대응이 낫다"

여당 대권주자들, 서로 각 세우며 존재감 키우려는 시도하는 듯
주목도 올리기 위해 대권주자들 간 입씨름 갈수록 거칠어질듯

정세균 전 총리가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수급 해법을 둘러싸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총리직에서 물러나 발언의 수위조절이 자유롭게 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서로를 집중 공격하는 양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러시아산 코로나 백신인 '스푸트니크V' 도입을 촉구했다. 스푸트니크V 도입을 계속해서 주장해온 이 지사는 이날도 비슷한 취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이미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이상의 안전성만 검증된다면 러시아산이라고 제외할 이유가 없다.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고양이 털 색깔이 무슨 상관이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국민 생명이 달린 백신 문제를 놓고 타국의 진영 패권 논리에 휘둘리거나 정략적으로 접근해 국민 혼란을 초래하고 방역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며 "'망치 증후군'이란 심리학 용어가 있다. 망치를 들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것으로 특정한 가치관이나 편견에 따라 현실을 재단하는 습성을 잘 표현한 말"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는 말처럼 국민 생명을 지키는 방법이라면 부족한 것보다 비록 예산 낭비가 되는 한이 있어도 남는 것이 차라리 낫고 안전하다"며 "스푸트니크V 백신은 현재 개발된 백신들 가운데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비용도 절반에 불과하고 AZ보다 면역률이 높으며 국내 생산 중이라 조달이 쉽다는 이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 지사의 이날 발언은 전날 정 전 총리가 자신의 러시아 백신 도입 주장에 대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맹공한 데 대한 반박으로 읽힌다.

정세균 전 총리가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한 라디오방송에 나가 이 지사의 스푸트니크V 도입 주장에 대해 "현재는 그걸 구매할 필요가 아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이틀 전인 지난 21일에도 이 지사 주장이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현재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백신중에도 국민 선호가 조금 있다. 그런데 러시아 백신의 경우 (선호 차이가) 더 심할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스푸트니크V에 대해선 작년부터 복지부가 내용을 잘 검증하고 있는 안"이라며 "제가 복지부 장관과 같이 의논해 만약의 때를 대비해 사전에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사는 중대본에서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면 된다"면서 "백신 구매는 식약처나 질병청,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될 일로 지자체가 할 일은 따로 있다. 혼란만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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