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다보스 포럼에서 스웨덴 그레타 툰베리는 "우리의 집이 불타고 있다"고 한 말로 전 세계 기후 위기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만약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불이 났다면 대다수 사람, 아니 모든 사람은 불을 끌 수 있는 도구들을 이용해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불길을 잡으려고 할 것이다.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은 1℃ 이상 상승했다.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지구 평균기온이 1.5℃ 이상 상승할 경우 지구 생태계와 인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 203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는 인류가 직면한 비상 상황이나 다름이 없다. 전시 체제에 준하는 대응으로 현저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EU,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정부도 2020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그린뉴딜을 주요 국가 정책으로 채택했으며, 대구시도 올 1월 '시민 중심 탄소중립 건강 도시'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대구형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시민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정기관의 노력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특히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구는 수송과 건물 부문에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을 배출하고 있다. 이는 모두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시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지난 22일 코로나 팬데믹 속에 맞이한 51주년 지구의 날은 그 어느 때보다 세계적 관심과 이목이 집중됐다. 지구의 날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40여 명의 정상이 화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재확인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한목소리를 냈다.
대구도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구심점이 돼 본격적인 탄소중립 시민행동을 시작했다. '시민 중심 탄소중립' 슬로건하에 4월 16일부터 6월 5일까지 51일간 '탄소중립 챌린지51'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5가지 행동(걷기, 자전거, 자원 순환, 에너지, 먹거리)을 51일 동안 실천하는 것으로 걷기와 자전거의 경우 대구올레와 에코바이크라는 전용 앱을 다운받아 참여한다. 걷고 자전거를 탈 때 앱을 실행하면 이동 거리와 온실가스 감축량이 자동으로 산정된다. 가족, 지인들과 팀을 만들어 참여할 수도 있다. 참가자들은 실시간으로 다른 참가자들의 기록을 확인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즐겁고 의미 있는 경쟁을 하게 된다. 자원 순환, 에너지, 먹거리 분야는 대구 지구의 날 홈페이지와 SNS 인증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플라스틱 줄이기, 대기전력 차단, 지역 먹거리 이용과 채식 실천 같은 다양한 탄소중립 시민 행동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지구의 날 기념식에서 기후 시계가 설치됐다. 기후 시계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언제쯤 탄소 예산이 소진되는지를 보여준다.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7년 정도다. 탄소중립과 건강 도시는 정부의 포괄적 지원과 시민이 중심이 돼 함께 실천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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