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순열 개인전 '대모신 오똑이' 경북도청서 열려

양순열 회화작
양순열 회화작 '석가모니 꽃은 깨달음으로 피다'
양순열 설치작
양순열 설치작 '05 OT 201806 오똑이 여행-안동 폭포'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가득 찬 지구는 매순간 가쁜 숨을 헐떡거리고 있으나 정작 인간은 이 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인류가 맞닥뜨린 변곡점과 특이점은 몰락의 징조를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회화와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 양순열은 'Mother Earth'(대모신) 작품들을 통해 인간과 자연 사이 근본적 분리를 해소하고 지구상 모든 생명과 사물이 공생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모든 존재가 평등한 인드라망으로 연결된 채 서로를 밝게 비추고 있다는 화엄의 세계와 인간중심주의 탈피를 웅변, 평단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양순열 작가의 작품세계가 경북도청 동락관 1층과 원당지, 정원, 회랑에서 'Mother Earth, OTTOGI'(대모신, 오뚝이)라는 타이틀이자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로 5일(수)부터 열린다. 특히 경북도청 마당과 호수 위에 설치되는 'Mother Earth, OTTOGI' 작품은 모든 존재로 확장된 우주적 모성의 회복을 통해 시대적 위기 극복을 염원하고 있어 의미가 더욱 크다.

양순열의 조형세계는 꿈과 사랑과 어머니로 요약된다. 그녀 회화의 주요 특징은 배경과 화면구성이 단순하다는 점이다. 배경은 주로 단일 색상으로 처리해 여백처럼 느껴지고 화면 속 조형언어들 역시 밝고 온화한 색상을 선호하고 있다. 인체도 기호화하는 그녀만의 상징성은 어찌 보면 몽환적인 도상 배치에서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양순열은 초기 회화작품인 '꿈과 사랑, 어머니-꽃 나들이'를 포함한 7점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온 5m에 달하는 대규모 회화작 '호모 사피엔스-욕망' 및 '호모 사피엔스-경배' 등 2점, 높이 3m가 넘는 설치작품 '호모 사피엔스-타워'와 작은 조각 작품들, 오브제 설치 작품 3점, 동락관 내부 '대모신-오똑이' 조각 8점, 도청 조각공원과 호수에 설치된 '대모신-오똑이' 조각 5점을 합해 모두 3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시리즈는 양순열이 지난 15년 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주제로 동물적인 본능으로부터 서서히 분리되기 시작한 인류의 특이성을 인간 진화론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직접 손으로 재료를 반죽하고 빚어낸 호모 사피엔스의 고유한 형태와 표정을 부여함으로써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대모신-오똑이'시리즈는 다양한 크기와 색채로 실내 공간과 조각공원, 원당지, 회랑 등에 설치되며 특히 무지개 색으로 칠해진 오똑이는 많은 생각과 존재들이 열려 있는 시민 주체들을 상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확장된 모성의 회복과 이를 통해 이 시대가 처한 위기의 극복과 인간-사물-자연 사이 영적 교감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사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31일(월)까지. 문의 010-353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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