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6000km/ 박영희 글·사진/ 삶창 펴냄
'만주'하면 떠오르는 첫 인상은 무엇보다 장총으로 무장한 독립군이 항일 전쟁을 펼치던 자긍심의 무대라는 것과 고구려와 발해가 태어난 곳이라는 점이다.
책은 시인이자 르포작가인 저자가 이러한 만주에 흩어져 있는 항일 역사 유적지를 샅샅이 답사하며 이동 거리만도 6000km에 달하는 대하 기행문으로 가장 남쪽으로는 여순에서 가장 북쪽인 흑하까지 발로 뛰며 만주의 모습을 기록했다.
'서전서숙을 나온 안중근은 선바위로 향했다. 사격 연습을 하지 않으면 마음속에 불안감이 생겼다.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도 자신을 먼저 갈고 닦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지나고 있는 선바위 뒷산이 바로 안중근이 사격 연습을 했던 곳이다.'(본문 중에서)
안중근이 용정에 있는 선바위라는 곳에서 권총 사격 기술을 갈고 닦은 이 장면은 이토를 저격하는 순간만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다른 실감을 안겨주고도 남는다.
책을 읽다보면 만주라는 공간은 항일 독립투쟁사에 등장하는 뭇 열사들의 무대였음을 알게 한다. 안중근을 물론 홍범도, 이회영, 한용운 등 아무라도 한 사람만 찾아가면 점조직처럼 수십 명의 열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만주이다.
"탄환은 곧 생명이다. 목표물을 겨누지 않고는 함부로 쏘지 마라." (본문 중에서)
1920년 6월 7일 낮 12시. 독립군 700여 명이 잠복 중인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 추격대가 들어오고 있었다. 손을 번쩍 치켜든 홍범도는 사격 명령을 내렸다. 이 역사적 봉오동 전투는 불과 4시간 만에 싱겁게 끝이 났다. 그러나 봉오동과 청산리전투에 패배한 분풀이로 일제가 자행한 '간도참변'이나 일제의 무력에 밀려 러시아 영토로 넘어갔다가 러시아 내전에 휘말려서 당한 '자유시참변' 같은 비극적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일제의 만행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치열했던 독립운동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책은 말미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420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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