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를 위한 교육 Q&S] 사춘기를 맞이한 내 아이에게 현명한 부모가 되어주고 싶어요

사춘기 특성 이해,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기
여유를 갖되 잘못된 행동은 단호히 제지하기

'대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소년들. 매일신문 DB

Q.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최근 들어 부쩍 둘째 아이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이전에 볼 수 없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잦아 당황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사춘기가 온 것 같은데 내 아이가 현명하게 사춘기 잘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있을까요?

S1. 사춘기 아이들의 특성 알아보기

우선 사춘기를 겪는 10대 아이들은 성인인 부모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저명한 뇌과학자 프랜시스 젠슨의 연구에 따르면 10대 때는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와 성적 행동 및 감정을 관리하는 편도체가 가장 활성화가 되는 시기로 호르몬의 변화가 함께 일어나면서 자극에 민감하고 충동적인 양상을 보이는 게 당연하답니다.

따라서 감정 변화가 크고 충동적이며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아이의 모습이 다소 당황스러워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길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잠을 푹 자는 것도 과학적으로 학습 능력과 조절 능력을 기르고 충동성을 억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2. 아이와 동등한 위치에서 감정을 읽어주며 대화하기

사춘기의 아이들은 저마다의 문제를 한 가지씩은 갖고 있습니다. 이 시기 아이들의 불안과 고민은 친구, 학업 성적을 포함한 학교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죠. 앞서 얘기한 사춘기의 특성과 맞물려 쉽게 우울해지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 시기엔 우울감, 억울함, 외로움 등 부정적 감정이 빈번하게 찾아옵니다. 주로 부모가 '문제 행동'으로 느끼는 모습을 아이가 보일 때 그 이면엔 부정적 감정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누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인정해주세요.

아이가 대화를 거부한다면 평소 자녀와 동등한 위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대화를 하면서 아이를 가르치려고 하거나 부모의 입장을 강요하고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하면 아이들은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대화를 싫어하고 회피하게 됩니다.

S3. 잘못된 행동에는 여유를 가지고 단호하게 야단치기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바라는 점을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이 '잔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입니다. 자녀를 위해서 하는 말을 왜 아이들은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로만 여길까요?

먼저 옷차림새, 걸음걸이, 글씨 등과 같은 사소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녀를 혼내거나 지적하기 전에 꼭 필요한 내용인지 한 번 더 고심해보고, 말할 때는 간단하고 명료하게 중요한 것만 이야기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자녀의 말대꾸나 반항적인 모습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 아이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하죠. 하지만 그럴 때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부모로서의 권위를 잃어버리는 지름길입니다.

부모의 감정적인 모습이 아이에겐 의지하기 힘든 나약한 사람으로 비춰져 부모를 만만하게 여기는 계기가 됩니다. 10초 정도 심호흡을 하거나 자리를 벗어나는 등의 방법으로 감정을 정리한 후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아이에게도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주는 게 좋습니다.

S4. 건강한 사춘기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드러나는 모습은 달라도 사춘기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기 위해 모든 아이들이 겪는 특별한 여정입니다. 부모에게는 아이가 감정기복이 심하고 충동적이며 고집불통에 공격적으로 변하는 '문제의 시기'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삶의 목적지를 찾는 '기회의 시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공부나 효율성에 너무 집착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해 올바른 삶의 목표와 가치를 정립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발달 특성상 흡연, 도박, 음주 등 나쁜 유혹에 쉽게 빠질 가능성이 높으니 안 되는 것은 확실히 안 된다고 선을 그어주세요.

건강하게 사춘기를 겪어나가려면 부모는 언제든 자녀가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안식처가 돼야 할 겁니다.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에게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부모들을 응원합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고민 들풀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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