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은 가운데 그가 받게 될 '스웨그 백'(사은품 가방)이 덩달아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2억원 상당의 물품과 호텔 이용권 등이 들어가 있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이 가방은 그야말로 '세금 덩어리'다.
27일(현지시각) 미국 포브스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자 등 25명에게 주겠다며 스웨그 백을 마련했다.
이 가방은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과 무관한 단체인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회사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2000년부터 마케팅 차원에서 감독상, 주조연상 등 주요 부문의 후보자들에게 제공하는 협찬품이다.
아카데미는 미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2006년에 이를 폐지했었다. 이후에도 디스팅크티브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선전하며 홍보 활동을 펼쳤고, 아카데미 측은 2016년 소송을 내 이 업체가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도록 하기도 했다.
스웨그백은 매년 구성에 따라 그 가치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보통 해외여행 패키지, 럭셔리 리조트 이용권, 트레이너 이용권이나 화장품, 핸드백, 신발, 시계, 고급 식료품 등 수억 원대에 달하는 다양한 품목이 포함돼 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작품상 등 4관왕의 기록을 수립했던 지난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때 제공된 스웨그백에는 8만 달러(약 8800만 원) 상당의 럭셔리 크루즈 여행권을 비롯해 순금 펜, 다이아몬드 목걸이, 현관문 제작 이용권, 인생 코치 전화 통화권 등이 들어 있었다.
올해에는 스웨덴의 프라이빗 호텔 리조트 숙박권, 스파 2박 4일 이용권, 유명 트레이너와의 운동 패키지, 순금으로 제작된 전자담배, 수면 상태를 기록하는 헤어밴드, 지방흡입 시술권, 의료용 마스크와 건강 보조제, 데킬라와 위스키, 신발, 스낵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을 기리기 위한 NFT 카드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 인식 값을 부여, 영상과 그림 음악 등을 복제 불가능한 디지털 세계 원작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예술가들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채드윅 보스만 NFT 카드에 대해서는 곧장 논란이 일었는데 보스만과 닮지 않은 이미지였을뿐더러 고인을 상품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보스만 NFT를 만든 작가 안드레 오셔는 사과문을 내고 다시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미국 배달 서비스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통해 스웨그백을 수여자의 자택이나 숙소로 배달한다. 그런데 '공짜'라는 이 업체의 설명과는 달리 이 선물 가방은 무료가 아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국세청(IRS)은 이 선물 가방을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한다. 포스브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2억 원 가치로 알려진 이 가방을 받으려면 1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오스카 후보자들은 스웨그 백 수령을 거부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에 영화 '미나리'로 감독상과 연기상 후보에 오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과 윤여정, 스티븐 연이 이 가방을 받았는지에 대해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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