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유족들이 28일 고 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계획을 공개하면서도 주식 분할 계획은 밝히지 않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분할은 삼성 주가 변동은 물론 그룹 전체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는 사안이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상속 지분 합의 안 됐나, 못 했나?
삼성 일가는 26일 금융당국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 신고를 하며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20.76%를 분할하지 않고 공동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상속세 신고 시한인 30일 이전에 분할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이날 미공개되면서 공개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아직 유족 간 분할 합의가 덜 끝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 회장 별세 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이 겹치며 지분을 정리할 만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법정 구속되며 유족들이 지분 분할을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유산 배분 과정에서 지분 비율을 놓고 남매간에 이견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유족 간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안다. 조만간 지분 분할 내역도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절차적으로 지분 분할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만큼, 분할 계획이 장기화할 여지도 있다.
상속세 신고 기한까지 지분 분할 합의가 안 돼도 분할 비율을 추후 수정해 신고할 수 있고 별도 시한은 없다.
◆지배구조 핵심은 삼성전자 지분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주식은 삼성전자 4.1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등이다.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0.7%로 미미하다.
재계는 법정 상속 비율과 달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지분 정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상당수를 이 부회장에게 넘기고, 삼성생명 지분은 가족 4명이 나눠 갖는 식이다.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해 일부 계열사가 삼성의 품을 떠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제출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5.51%를 팔아 3%로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 고리가 끊길 수 있다.
한편 이날 삼성 주가는 지분 상속 미공개에 실망한 매물이 나오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이 전날보다 2.92% 떨어졌고 삼성생명은 0.24%, 삼성전자도 0.95%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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