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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중단 매년 2천명…갈 곳 없이 방치된 '학교 밖 청소년'

매년 대구 초·중·고 학업중단 학생은 1천900여명, 학업 중단율도 1.5%
지난해 학업 중단 청소년 대부분 '자퇴', 학교 및 교과 과정 부적응
'학교 밖 청소년'으로 발굴되면 지원 받을 수 있지만 찾기 쉽지 않아

학교 자퇴 후 마땅히 지원 받을 곳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이 대구 서부경찰서 상담실에서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학교 자퇴 후 마땅히 지원 받을 곳을 찾지 못한 청소년들이 대구 서부경찰서 상담실에서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A(20) 씨는 고교 자퇴를 한 뒤 예체능 학원에 등록해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고민했다. A씨는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게 시간 낭비인 것 같아 자퇴했다"면서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안내 전단지를 봤지만 믿을 수 있는 곳인지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대구의 한 청소년지원센터 상담사는 "학생들이 자퇴하면 학교나 교육청에서 지원센터를 소개해주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이를 잘 듣지 않는다"고 했다 .

대구에서 매년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이 1천900여 명에 달해 이들에 대한 지원이 급하다.

3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의 초·중·고 학업중단 학생은 2017년 1천994명, 2018년 1천948명, 2019년 1천936명, 2020년 1천933명이었다.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 1천933명 중 자퇴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이 99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매년 2천 명에 가까운 학업 중단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 발굴로 이어지지 않아 학업 중단 후 방치된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업 중단 청소년은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하 꿈드림)에서 검정고시나 직업체험 훈련 등 다양한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구시나 꿈드림을 통해 발굴된 학업 중단 청소년을 '학교 밖 청소년'이라 부른다.

시나 꿈드림 관계자들은 매년 교육청을 통해 학업 중단 청소년들의 정보를 받아 일일이 전화하거나 검정고사장 앞에 가서 학생들에게 꿈드림을 홍보하지만 청소년들이 원하지 않으면 오도록 강제할 수 없다.

발굴된 학교 밖 청소년은 2017년 3천453명, 2018년 3천160명, 2019년 3천544명이지만, 이는 신규 발굴자가 아닌 지난 몇 년간 발굴된 청소년들 중 그 해에 꿈드림에 나오는 숫자다. 실제로 2019년의 경우 꿈드림에 나오는 3천544명 중 신규 발굴된 학교 밖 청소년은 823명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발굴이 어려웠던 탓에 꿈드림에 나오는 청소년은 1천976명으로 급감했다.

대구의 한 꿈드림 관계자는 "막상 학교를 그만두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거나 가정에서 넉넉한 지원을 받지 못해 집에서만 머무르는 청소년들이 많다"며 "꿈드림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이곳 역시 집단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유입이 사실상 쉽지 않다. 청소년들이 먼저 찾지 않는 이상 지원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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