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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윤선갤러리 서용 작가 '천상언어'전

서용 작
서용 작 '천상언어 1901' 2mX4m 황토, 마, 안료, 금박, 목각(2019년)
서용 작
서용 작 '보은변상도(부분)'270cm x 250cm 황토, 마, 분채, 석채 (2001년)
서용 작
서용 작 '돈황연가' 150x170cm 황토, 마, 분채, 석채, 금박 (2007년)

황량한 사막에서 피어난 영원한 불교 미술의 꽃 '돈황 벽화'가 현대미술의 기법을 얻어 대구에서 다시 꽃을 피웠다.

최근 문을 연 윤선갤러리(대구 수성구 용학로 106-7 수성스퀘어 아트플렉스 1층)는 돈황 벽화에 기초한 서용 작가의 현대 벽화전 '2021 천상언어'(天上言語)전을 개관기념전으로 열었다.

"'천상언어'는 내가 돈황에서 불교 도상을 그리며 집중했던 단어다. 내가 그리고 있는 모든 종교적 도상들이 신의 언어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수많은 보살과 부처의 얼굴, 화려한 전각을 배경으로 대중에게 설법하는 부처의 모습 등 돈황 벽화에 드러난 그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이를 흙판에 일일이 조각칼로 긁어 재현한 서용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로부터 '경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이번 전시에서 서용 작가는 흙판과 장지를 캔버스 삼아 장엄한 부처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내 그림에서 누구는 환희를 볼 것이고 누구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해석은 보는 자의 몫이다. 작가로서의 최고의 가치는 자신의 예술로서 사람들이 행복하고 기쁠 수 있다면 그것은 작가를 통해 세상에 주는 신의 선물인 것이다."

특히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전에 작업했던 벽화에 확고한 자신만의 색채를 가미한 목각 콜래보레이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판화와 도자, 부조 등 다양한 기법을 익히고 활용함으로써 재료 사용에서 자유로워졌고, 엄격한 장르 구분에서 벗어나 '서용'만의 독특한 영역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상에 규정된 형태는 없다. 단지 사람들이 구획지어 놓은 형태에 익숙할 뿐이다. 그 익숙함은 실체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익숙한 것에 갇히기보다 문득문득 들어오는 메시지들을 내 감성 안에 붙잡아 놓고자 노력한다."

서용 작가는 중국 유학시절 운명처럼 마주한 돈황 벽화에 매료돼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 동안 간쑤성 돈황 막고굴에서 벽화를 연구했으며 란주대학과 돈황연구소가 공동 개설한 최초 돈황학 박사 과정 1기를 졸업한 4인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이런 이유로 돈황 벽화 작업으로 다져진 기초에 현대적 정서를 더한 서용 작가의 창작은 그만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무당이 신의 말을 전하듯이 나는 꽃, 나무, 바람으로 들었던 신의 말을 그림이라는 도구로 풀어놓는다. 내게 작품은 하나하나가 그날의 기록이고 전시는 마침표보다는 하나의 방점이다."

전시는 30일(일)까지. 053)766-8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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