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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지날 때마다 고가 흔들"…예고됐던 멕시코 지하철 참사

사고 전부터 구조 결함 보고돼…검찰, 과실치사 수사 개시

지난 3일(현지시간)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지하철 추락사고 현장. 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지하철 추락사고 현장. 연합뉴스

1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지하철 추락사고는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너진 고가철도를 두고 건설 직후부터 계속 위험 경고음이 나왔으나 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검찰은 전날 발생한 지하철 12호선과 관련해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수사를 개시했다. 당국은 철저히 원인을 규명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밤 10시 22분 지하철 12호선 올리보스역 근처에서 발생한 사고로 지금까지 사망자는 24명, 부상자는 79명으로 늘었다. 지하철이 고가철도를 지나는 순간 지지 기둥이 붕괴하며 벌어진 사고였다.

12호선은 멕시코시티 총 12개 지하철 노선 중 가장 최근인 2012년 개통됐다. 이번 사고 구간 공사를 담당한 것은 멕시코 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의 건설회사 CCICSA였으며,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당시 시장을 맡고 있었다. 개통 2년 만인 2014년 일부 구간에 문제가 발견됐고, 당국은 이번에 무너진 고가철도를 비롯한 여러 구간을 폐쇄한 채 보수 공사를 벌였다.

재개통 후 2017년엔 규모 7.1의 강진이 멕시코시티를 강타하면서 고가철도에 균열이 보고됐다. 당국은 이후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불안한 조짐은 계속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을 인용해 지하철이 지날 때마다 고가철도 구조물이 흔들리는 게 육안으로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하철 노조는 이번 문제가 12호선의 문제만은 아니라며 멕시코시티 지하철 전반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내주 근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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