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건 옛말이다.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얘기가 낯설지 않은 시대다. 물론 존경받을 만한 스승이 얼마나 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사교육 시장과 비교해 능력을 저울질하려고도 한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풍경만큼 교단 주위에선 온갖 말들이 오간다.
그 속에서도 묵묵히, 적극적으로 '참스승의 길'을 걷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 그런 이들이 우리 교육을 지탱하는 힘이자 기둥이다. 그 가운데 동료 교사, 학부모 등이 '아름다운 선생님'이라고 추천한 3명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엄마와 같은 사랑 나눔, 황금초 김성희 교사
지난해 A군은 좀처럼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속에서 정서적으로도 불안하고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욕설과 난폭한 행동으로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았고, 결석도 잦았다.
이때 A군에게 손을 내민 이가 담임이던 김성희 교사. 매일 아침 전화해 A군을 깨워 등교하도록 했고, 방과후엔 따로 불러 공부를 가르쳤다.A군 생일에 사비로 케이크와 간식을 사주는 등 수시로 먹을 것을 챙겼고, A군의 집을 자주 찾아 상담하는 등 엄마처럼 정성을 다했다.
A군은 어느새 많이 달라졌다. 학교와 교사를 신뢰할 수 있게 된 게 무엇보다 크게 변한 부분. 현재 누구보다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A군의 아버지는 학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김 교사를 '천사 선생님'이라 적었다.
황금초교 고경숙 교장은 "김 교사는 현재도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학생을 엄마처럼 돌보고 있다. 학생이 지내는 시설 측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학생의 상태를 살피고 지원할 만한 것을 찾는다"며 "교내 대안교실도 내실 있게 운영해 학부모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랑과 관심으로 소통하기, 능인중 송연경 교사
매년 3월이면 학급 구성원들이 모여 팔공산 갓바위로 산행에 나선다. 교내에서 1박 2일로 밤샘 캠프도 진행한다. 주말에는 야구장, 볼링장, 아이스링크 등을 찾아 체험활동을 한다. 학생들을 몇 그룹으로 나눠 상담도 한다.
송연경 교사가 맡은 학급의 풍경이다. 그는 평소 학생들에게 사랑과 관심, 함께하는 소통을 강조한다. 학생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코로나19 탓에 이런 활동이 자유롭지 않아도 소통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간다.
송 교사는 시험 기간이 되면 학급 공부방을 열고 함께 공부할 수 있게 한다. 학생들의 평소 모습과 행사 사진 등을 학부모들과 공유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일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저녁에 시간을 따로 빼 상담할 기회도 만든다.
능인중 김익수 교감은 "송연경 교사는 학생이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늘, 한결같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선생님"이라며 "학생들이 잘 성장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전했다.

◆후배 교사들의 귀감, 구암고 박정미 수석교사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은 건 당연한 일. 그럴 때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이가 있다면 큰 힘이 된다. 박정미 수석교사는 신규 교사들에게 그런 존재다. 학생의 반응까지 세심하게 살펴 수업에 대한 조언과 격려를 건넨다.
후배 교사들을 더 넓고 깊은 세계로 이끄는 것도 박 교사의 몫. 교내외의 다양한 공부 모임, 연구회, 교실 수업 관련 연수 등을 찾아 소개해주면서 교사들이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대응하는 방법들을 안내하고,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들을 전달해준다.
박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공개, 많은 교사들이 수업을 개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교사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 없는지 먼저 살핀다. 학생, 교사 모두 인격적으로 대하며 수평적 관계 속에서 소통하는 것도 박 교사의 장점으로 꼽힌다.
구암고 서정윤 교사는 "후배 교사들이 꼭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쓰신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모습,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구성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게 많다"며 "닮고 싶은 분이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선배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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