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후배의 텀블러를 화장실로 가져가 수차례 자신의 체액을 넣는 엽기 행각을 펼친 40대 공무원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5일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홍순욱 판사는 동료 공무원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은 7급 공무원 박모(48) 씨에게 최근 300만원 벌금형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동료 여성 공무원 이 책상 위에 둔 텀블러를 화장실로 가져가 자신의 체액을 남기며 성적 쾌락을 얻었다. 피해 여성 공무원의 나이는 23세로 박 씨보다 무려 25살 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 판사는 박씨에게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했다. 텀블러에 체액을 넣는 등 박씨가 펼친 행위가 텀블러라는 재물의 효용을 해쳤다는 판단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박 씨의 행위가 성범죄의 성격이 짙다는 점을 고려해 비교적 높은 형량이 선고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장윤미 공보이사는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박 씨의 행위에) 성범죄가 아닌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된 것이 의아할 수 있다"며 "현행법상 형사처벌이 가능한 성범죄는 성추행·강간뿐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물품(텀블러)의 효용을 고려했을 때 벌금 300만원은 꽤나 무거운 형량"이라며 "박씨의 행위를 성범죄로 규정할 수 없다는 맥락이 함께 검토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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