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남산3동 주민들이 동네 개발 사업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낡은 주택 환경을 정비하자는 '가로주택정비사업' 측과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야 한다는 '재개발 사업' 측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개발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못내고 있다.
남산3동은 낡은 건축물이 밀집된 곳으로, 도시계획법에 따라 지난 1980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됐다. 주거환경개선지구 내에선 주민 동의 80%가 넘으면 조합을 설립해 주거환경개선지구를 해제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소규모 면적에 진행하는 미니 재건축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남산3동(1~6구역)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초부터 조합을 설립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나섰다. 현재 1·2구역 주민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위해 각각 거주지 이주와 시공사 선정 단계에 있다.
문제는 대구시의 '2030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남산3동이 유보지역지구(추후 개발이 가능하도록 유보시키는 구역)가 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앞둔 3·4·5·6구역 일부 주민들이 지난해 말부터 재개발 사업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유보지역지구로 지정될 경우 20~30년 된 건물이 3분의 2 이상이면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 하에 주거환경개선 지구 해제와 재개발 사업이 가능해진다.
반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건물 노후도에 관계없이 유보지역지구가 아니더라도 주민 동의만 있으면 주거환경개선지구 해제 및 사업이 가능하다.
이에 재개발 측 주민들은 남산3동이 유보지역인 데다 오는 2025년에 건물 노후도를 만족하기에 재개발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가로주택정비사업 측은 주민들 대부분이 노령층이라 오랜 기간 걸리는 재개발 사업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재개발 사업과 가로주택사업 등 어느 하나도 기준 동의율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측 대표들이 주민 설득과 서명 받기에 나섰지만 노령층의 주민들이 양측 모두에 서명을 해버린 탓에 중복 서명이 속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민영 개발사마저 뛰어들면서 의견은 더욱 좁혀지기 어렵게 됐다.
중구청은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남산3동 개발 민원이 구청으로 많이 들어왔다"며 "하지만 개인 재산권이 걸린 문제여서 구청이 해결할 수 없고, 주민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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