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에 한국 경제 '퍼펙트 스톰' 우려 급증!
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원래는 기상용어로 개개의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초강력 폭풍'으로 진화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경제용어로는 어둡고 비관적인 전망을 자주 내놓아 '닥터둠(Dr. Doom)'이라고 불린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경제가 바로 이 '퍼펙트 스톰'에 직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냥 근거 없는 막연한 비관론이 아닙니다. 그 조짐이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그래서 불안감은 더 큽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전문지 디애틀랜틱이 주최한 포럼 사전 인터뷰에서 "우리(미국)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미국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정부는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고유 권한인 금리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삼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옐런 장관의 발언은 매우 의도적이다. 갑작스러운 자금 공급 축소(테어퍼링)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미리 (시장에) 언질을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은 전 세계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습니다. 당장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9% 폭락했고, 아시아증시도 전반적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유로, 파운드,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지수는 0.4% 올랐습니다.
시장의 파장이 커지면서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내가 (금리 인상을) 예측하거나 권고한 것이 아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더라도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대응할 수 있다"고 한 발 뒤로 뺐습니다.
그러나 세계 금융 시장은 옐런 재무장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라는 엎지른 물을 그냥 흘러 들을 수 없습니다. 그 가능성이 '시장'에서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한 수치)은 6.4%였습니다. 2분기 성장률은 1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2.6% 급등했습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되고 가속도가 붙으면서 코로나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급격하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소비가 되살아나고 경제가 성장하면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코로나 대응을 위해 5조3천억 달러(약 5천968조원)을 뿌렸고,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인프라 등 투자 계획에는 향후 4조 달러(약 4천496조원)가 책정되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엄청난 돈이 또 풀린다는 이야기 입니다.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일부 문빠, 대깨문들 중에서 "미국의 소비가 늘고 성장률이 높아지든, 돈이 많이 풀려 인플레이션이 되든, 금리를 올리든 우리(한국)와 무슨 상관이냐"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 된다면 글로벌 시장에 투자된 자금이 미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때문에 달러 유출 충격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도 어쩔 수 없이 금리를 함께 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금융 시장의 충격이 주가 하락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시중에 자금을 푸는 양적완화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뜻을 내비치자(금리 인상 암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주가와 통화 가치가 곤두박칠치면서 '테이퍼 텐트럼(긴축발작)'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조짐' 자체가 한국은행으로서는 큰 고민거리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까지 내렸습니다. 경기 부진과 코로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만일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 한은도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1천7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GDP를 추월한 1천985조원에 이르는 국가부채입니다. 국내 금리를 올린다면 막대한 부채를 진 국가경영에 엄청난 부담이 될뿐만 아니라,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파산이 급증할 것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리를 동결한다면 국내 투자된 외국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됨에 따라 'IMF 외환위기'와 같은 참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국내도 인플레 조짐 Vs. 삼성마저 뒷걸음질?
이런 상황 속에서 올해 4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를 기록하면서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습니다. '파테크'(집에서 파를 길러 먹는 게 재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파 가격이 270% 올랐고, 사과 51.5%, 달걀 36.9%, 고춧가루 35.3%, 석유류 13.4%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엄청 뛰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이외에 국내 인플레이션 요인 만으로도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는 여건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한국은행이나 문재인 정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야말로 한국경제가 외통수에 처한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한심스러운 것'은 '잘할 수 있는 것'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권의 온갖 경제정책 실패에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이렇게나마 버티고 있는 것은 조선, 자동차 등과 더불어 '기술의 삼성'이 반도체 분야에서 꿋꿋하게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덕분인 것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론'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전자가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5G(5세대 통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인 시스템 반도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삼성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6%에 달합니다. 2년 전 48.1%였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입니다. 반면에 세계 2위인 삼성전자는 2019년 19.1%에서 올해 1분기 18%로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TSMC의 독주 뒷배경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재편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이에 부응해 미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대만정부의 도움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끊없는 종북(從北) 굴중(屈中) 행보로 미국과 갈등·분열 만 조장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 아래 '대한민국의 삼성'이 조만간 TSMC를 추월할 가능성은 커녕, 오히려 격차만 더 벌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TSMC는 지난해 5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120억 달러(약 13조5천억원) 규모이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최대 5개 공장을 추가할 예정이다"고 보도했습니다. TSMC의 미국 내 공장이 당초 1곳에서 6곳으로 크게 늘어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TSMC와 같은 요구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질적 최고 경영자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감방'에 갇혀서 상속세를 내기 위해 금융대출 상담이나 받고 있는 현실에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이해는 갑니다. 걱정되는 것은 이 나라의 경제와 국민의 삶입니다.
이달 21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삼성이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만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가 기업의 글로벌 활동을 돕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정권의 들러리 노릇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 만의 편견일까요.
'초격차' 전략으로 1993년 이후 한 번도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적 없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핵심 경영진이 수년째 수사와 재판, 수감의 굴레에 빠져 있는데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파정권이든, 좌파정권이든, 이제는 제발 기업들 발목잡고 정치판 들러리 세우는 짓거리는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2016년 46.6%에서 지난해 41.7%로 떨어졌고, 한때 매각설이 나돌았던 미국의 마이크론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17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양산했습니다.
반도체 시장에서의 미국, 대만, 일본의 공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현재 마이크론(낸드 시장 점유율 11.5%)과 웨스턴디지털(점유율 15.5%)이 글로벌 낸드 2위 업체인 일본의 키옥시아(점유율 17.2%)의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두 회사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인수에 성공하게 될 경우 2002년부터 낸드 시장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의 위상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는 어떻게 되든, '캠·코·더' '회전문' '호남 싹쓸이' 인사 계속하는 문재인 정권?
한국 경제를 이야기 하다, 갑자기 삼성 이야기만 하느냐는 분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말씀이 조금 어폐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삼성이 한국 경제이다'라고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에 삼성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에 직면한 상황에서 삼성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퍼펙트 멘붕'이 우려 됩니다. 세상이 도탄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이 칼럼을 다시 한 번 보시게 되면 '지금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는 분들도 이해하게 되실 것입니다.
걱정스런 삼성 이야기 하나 더 하겠습니다. 삼성이 2017년 9조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80%나 줄어든 600억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삼성 인수 전인 2016년 영업이익 6천800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실적입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크게 줄어든 이유도 있지만 하만이 주행 보조 시스템과 같은 최신 첨단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니다.
삼성의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 전망마저 어둡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삼성전자의 세계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1%에서 올해 8%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 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칩입니다. 1위인 대만 미디어텍과 2위 퀄컴, 3위 애플 등 상위 업체 모두가 점유율이 오르고 있는데 삼성전자만 뒷걸음질 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한국 경제를 걱정스럽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가상화폐(암호화폐, 코인)입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있는 화폐가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투자한다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실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 열풍과 우려는 문재인 정권 출범 초기에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가상화폐와 관련, 면피성 발언만 하고 실질적인 대책은 세우지 않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문재인 정권이라는 비판이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4일 문재인 정권의 정부 부처, 공공기관, 국책은행 등이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가상화폐 관련 투자상품에 502억1천500만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권은 '내로남불'입니다.
한국 경제가 한걸음 한걸음씩 '퍼팩트 스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동안 문재인 정권은 출범 4년간 장·차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 정무직 자리의 39.2%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이나,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시민단체 인사들로 채웠습니다.
전체 401명 중에서 두 차례 이상 발탁된 고위직만도 66명으로 16.4%를 차지했습니다.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통계적 사실'이었습니다.
언론사에서 고위직 인사 401명의 출신 고등학교를 분석해 보니, 전주고 7명, 광주대동고 6명, 광주동신고 6명, 광주제일고 5명, 목표고 5명 등으로 1~5위를 호남이 싹쓸이 했습니다. 이게 문재인 정권의 실체이자 실상입니다. '문재인 세상'에서 '문재인이 선택한 인물들'이 어떤 모습인지 이번주 뉴스를 통해 살펴보는 [석민의News픽] 2부 〈문재인 세상의 '문제인' 사람들!〉이 오늘(8일) 오후 6시 독자분들을 찾아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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