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도와주실는지요?'
최근 울산의 한 언론사에서 대구의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에 도움을 바라는 연락이 왔다. 울산 출신으로 대구에서 옥살이하다 30대에 형장의 이슬이 된 박상진 독립운동가의 삶과 죽음의 행적을 살피는 일에 대한 안내 부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돼 1910년대 최대 무장 독립운동 단체로 역사 평가를 받는 (대한)광복회 총사령인 그가 옛 대구감옥에서 순국한 지 올해가 100주년이지만 마땅히 기리는 행사조차 없어 안타깝던 즈음이라 반가운 마음에 안내에 동의했다.
울산은 그의 고향인 만큼 올 들어 순국 100년을 기리는 여러 행사를 위한 조직까지 최근 꾸려지는 등 울산시와 시민사회단체의 관심과 지원이 상당하다. 그러니 울산에 본사를 둔 언론사 역시 시민들에게 그에 대한 정보를 주려는 노력은 마땅했을 터이다.
사실 그는 대구경북과 더욱 인연이 깊다. 1884년 울산에서 태어났지만 젊은 시절을 경북 경주에서 보냈다. 대구에서는 약전골목에 상덕태상회라는 곡물 가게를 두었는데, 이는 사실상 국내와 중국 만주 등을 잇는 독립운동 비밀 거점이었다. 특히 대구는 독립운동에 필요한 사람과 돈, 조직 운영의 요소를 잘 갖춘 곳이었다. 1915년 7월 15일(음력), 조선 개국일에 맞춰 망한 나라를 되찾아 일으키겠다며 조직을 꾸리기에 좋은 터였던 셈이다.
우재룡 지휘장 등 쟁쟁한 동지들이 모였고, 대구 군자금 마련 권총 사건, 경북 칠곡 부호 장승원 암살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대구에서 두 차례 옥살이 끝에 1921년 8월 11일, 30분 간격으로 동료 김한종 충청도지부장과 함께 대구에서 사형으로 순국했다.
이제 옛 대구감옥(현 삼덕교회 자리)은 없다. 순국 100주년에도 이들을 기리는 이가 드물다. 그런데 대구시가 올해 정부합동평가 정성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였다는 최근 소식에 아연하다. 특히 보훈 정신 확산 분야(독립·호국·민주화 도시 대구, 전국 최고의 호국 보훈 도시) 대표 우수 사례였다니 정신마저 어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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