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각종 주택개발 사업으로 하루가 다르게 모습을 바꾸고 있다. 개발에서 소외됐던 저층 아파트나 낡은 주택가를 중심으로 재건축, 재개발 등 대규모 아파트 개발이 잇따라 추진되면서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동네에는 젊은 층이 모여들고 병원, 학원, 대형마트 같은 주민들을 위한 상점과 편의시설로 활기를 띤다.
반면 개발에서 소외된 동네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길에는 어린아이보다 반려견이 더 자주 보이고, 방치된 동네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30년 가까이 된 노후 임대아파트가 있는 동네의 경우 해마다 인구가 빠져나가고 취약계층은 늘어만 간다.
매일신문은 오랜 침체의 늪에 빠진 동네를 중심으로 기울어진 대구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낙후된 주거 환경, 낮은 소득, 열악한 편의시설 등 특정 동네에 빈곤이 갈수록 고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이를 위해 2015~2020년 대구 8개 구·군 141개 읍·면·동을 ▷인구 증감 ▷65세 이상 인구 비중 ▷연간 사망자 수 ▷장애인 수 ▷기초생활수급자 비중 ▷차상위계층 비중 등 6개 지표로 분석했다.
이어 해당 지표들이 가장 열악한 동네 6곳을 ▷고립된 동네(산격1동, 범물1동) ▷오랜 세월 쇠퇴를 겪은 동네(상인3동, 월성2동) ▷과거 호시절에 머문 동네(대명3동, 비산2·3동)로 나눠 들여다봤다.
특히 상인3동과 범물1동, 월성2동, 산격1동은 지난해 기준으로 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 비중이 23.2~26.1%로 대구의 동네 가운데 1~4위를 차지했다. 이는 바로 뒤를 이은 5위(13.3%)보다 1.7~2.0배 높은 수준이다. 이 네 곳은 대구에서 눈에 띄게 수급자가 많은 편이고, 2015년(18.5~21.0%)보다 높아지는 경향도 보였다.
취재 과정에서 수십년간 한 동네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물론 인근 식당, 반찬가게, 문구점 등 곳곳을 다니며 동네의 고질적인 문제를 듣고자 했다.
특히 각종 개발 호재와 맞물려 꾸준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성내3동, 침산2동은 침체된 환경을 벗어난 일련의 과정을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복지전문가와 관련 시민단체를 통해 특정 지역에 고착화된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자 한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빈곤층을 위한 대단위 주거지역을 정해놓고 주거 지원을 하는 경우 해당 동네가 슬럼화, 낙인화되는 문제가 있다"며 "취약계층이 거주할 곳을 지역 곳곳에 마련해 주거급여를 제공하는 등 일상에서 이들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주거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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