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마스크 생산업체들이 초유의 '공급과잉'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마스크 대란 이후 전국적으로 생산 공장이 우후죽순 들어선데다 정부의 수출규제로 해외시장마저 적기에 공략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9일 지역의 30개 마스크 제조사로 구성된 대구마스크산업협동조합(이하 조합)에 따르면 최근 마스크 생산업체의 가동률은 10% 내외에 그친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과잉이다. 조합 업체들이 보유한 마스크 생산기계만 KF94마스크 100대, 덴탈마스크 230대에 이른다. 이 설비를 절반만 가동해도 국내 마스크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대구에 있으면서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업체도 15~2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에 있는 경북마스크협동조합의 생산능력도 대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수시장 규모에 비해 심각한 공급과잉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해외수출이 막혔던 영향도 있다. 조합 관계자는 "업체들도 내수보다는 수출시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했으나 지난해 10월까지 정부가 마스크 수출 허용량을 통제하면서 적어도 100만장 단위로 이뤄지는 수출계약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지금은 이미 중국산 마스크가 세계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거래처를 뚫기도 어렵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격은 바닥이다. 지역 한 마스크업체 관계자는 "원가구조상 KF94 마스크는 300원 이상 받아야 하는데 사정이 급해 100원대에 파는 업체도 생기는 상황"이라며 "이마저 외상거래를 요구 받거나 판매부진을 사유로 반품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밝혔다.
조합 측은 무엇보다 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희진 대구마스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해외 수출규격 인증이나 향후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이 필요한데 개별기업으로서는 접근이 쉽지 않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며 "우리 조합은 공동브랜드 설립, 친환경·기능성 마스크 개발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대구시와 공공기관, 시민들도 지역 생산 마스크를 우선적으로 소비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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