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취임 4주년 문 대통령이 쏟아낸 자화자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 연설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난 4년간의 국정 운영 성과(?)와 소회를 밝혔다. 많은 말을 했지만 현실을 제대로 직시한 말은 없었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자회자찬과 책임 회피, 현실 부정과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더욱 강한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현실은 정반대다. 허황한 소주성 정책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고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세금으로 이를 땜질하면서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각종 규제의 신설과 강화로 기업은 숨이 막힌다. 무엇이 강한 경제라는 것인가.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집단면역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했다. 절망적인 현실 부정이다. 현실은 백신 확보를 못 해 접종률은 OECD 최하위권에 갇혀 있다. 접종에 속도를 내려 해도 그럴 수 없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끝이 보이기 시작하기는커녕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일부 장관 후보자의 자격 논란에 대해 "청와대의 검증이 완벽할 수 없다. 그런 기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청와대는 권력의 중심부다. 각종 정보가 몰리고 검증할 모든 수단을 갖는다. 정보의 양과 질, 검증 수단의 강력함에서 비교도 안 되는 언론도 검증을 하는데 청와대가 왜 못 한다는 것인가.

외교안보 현실에 대한 오판도 심각하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문제 선결 없이는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혔는데도 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우리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고 했다. 소망적 사고를 넘어 미망(迷妄)하다.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이럴진대 나라가 제대로 설 수 없다. 문 대통령은 "남은 1년이 지난 4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남은 1년 동안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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