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사랑한 천재들' 시리즈의 저자 조성관 작가가 10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있은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모차르트·베토벤과 함께 떠나는 비엔나 여행'을 주제로 강연했다. 코로나로 막혀 버린 해외여행길을 대신한 프레젠테이션 여행길이었다. 아쉽게도 코로나 시국으로 사라져 버린 2020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 잘츠부르크 음악 축제 100주년이던 해였다.
그는 특히 비엔나가 정신과 문화의 용광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비엔나에서 천재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세계사에서 중요한 해 중 하나를 꼽으라면 1683년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가톨릭 제국인 합스부르크 제국과 이슬람 제국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전쟁, 비엔나 공성전이 있은 해였다. 결과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수성 성공. 커피를 비롯해 오스만투르크 군대가 퇴각하며 남겨두고 간 게 적잖았는데 그중 하나가 오스만투르크 군악대의 음악이었을 거란 짐작이다.
본격적인 그의 강연은 '클라리넷협주곡' '피아노협주곡 21번' '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의 대표곡을 잘츠부르크, 비엔나 주요 공간과 연결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 뛰놀던 곳이자 잘츠부르크 축제가 열리는 '미라벨 정원', 그의 결혼과 죽음이 얽힌 '슈테판성당', 모차르트 인생의 정점을 찍은 곳 '피가로의 집'이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소환됐다.
'슈테판성당'에서 모차르트는 아버지가 참석하지 않은 결혼식을 올리고, 1791년 12월 6일(5일 사망) 이곳에서 초라한 장례식을 치른다. '피가로의 집'은 1784~1787년 모차르트가 인생의 황금기를 보낸 곳이었다. 여기서 하이든, 베토벤을 만나고 1785년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다. 조 작가는 "천재는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손을 잡아줘야 한다. 모차르트에겐 하이든이 있었다. 비범함을 알아보는 재능"이라고 했다.
베토벤은 독일 본에서 태어났지만 비엔나에서 30년 넘게 살았다. 그는 "베토벤은 한 집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이사를 다녔다. 50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어떤 천재는 노마드족처럼 움직인다. 정착하면 안일에 빠진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산책을 하면서도 메모를 했던 베토벤의 메모광적인 면도 강조했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메모를 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록만큼 오래가는 게 없다고 했다.
비엔나에서 모차르트와 베토벤, 하이든, 슈베르트는 '잘되는 사회'의 전형을 보여준다. 훌륭한 사람을 배우려 노력하고 결국 그를 뛰어넘는다는 것이었다. 모차르트가 스승처럼 생각한 이는 하이든이었다. 모차르트를 흠모한 베토벤이 있었고, 베토벤을 흠모한 슈베르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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