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속담] 초선은 왜 홍준표 복당 반대하나…"결국 洪이 극복해야"

강성 보수, 중도층 이탈 우려…김웅과 날선 공방 거부감 키워
초선과 정치적 접점 거의 없어
洪 "초선들은 나를 잘 몰라"…"좌파가 만든 프레임" 옹호 의견도
유승민과 형평성 문제 제기도…당권주자·원내대표 찬성 표명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이 "당원과 국민들의 복당 신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제 돌아가야 할 때"라며 지난 10일 '친정' 국민의힘에 복당을 공식 신청했다. 지난해 4·15 총선 컷오프에 반발하며 탈당한 지 1년 2개월만이다.

하지만 홍 의원을 향한 국민의힘 초선그룹의 거부감이 상당하다. 당내 의석의 과반을 점유한 초선의원들은 왜 그토록 홍 의원 복당에 손사래를 치는 것일까. 국민의힘 뇌관으로 급부상한 홍 의원 복당 논란에 대해 의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물어봤다.

◆초선은 왜 洪 복당에 반대하나?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우려를 표하는 초선의원들은 그의 '막말' 이미지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비호감' 홍 의원의 합류가 차기 대선을 앞둔 제1야당의 당익(黨益)에 과연 부합하느냐는 의구심이다.

한 초선의원은 "지난달 재·보선 승인은 중도층 표심 흡수였다. 내년 대선 역시 이들의 선택이 정권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데 강성의 홍준표 의원이 복당한다면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상당하다. 실제 수도권의 한 의원은 홍 의원이 복당하면 탈당계를 내겠다는 당원의 문자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 같은 복당 비토여론를 의식한 듯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서도 올해 초까지 초선의원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꾸준히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페이스북을 통해 내놓는 메시지의 수위를 낮추는 등 막말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하지만 최근 김웅 의원과의 날선 공방으로 초선의원들의 거부감이 원상 복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최근 김웅 의원을 철부지라고 표현했는데 김 의원 나이가 올해 51살이다. 이런 막말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우리 당 다른 후보에게 똑같이 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당신 말대로 이 당의 어른이라면, 김 의원의 비판이 다소 거칠지라도 너그러이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이 지난 10일 국민의힘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홍준표 의원실 제공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이 지난 10일 국민의힘에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홍준표 의원실 제공

지난해 4·15 총선으로 국회에 첫 입성한 초선그룹은 원내대표 및 당 대표, 대선후보까지 지낸 5선 홍 의원과 정치적 접점이 거의 없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홍 의원이 무소속이었던 탓에 초선의원들 가운데 홍 의원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가 대다수다. 이 탓에 막말 이미지가 '중첩만 되고 해소는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 역시 "초선의원 중에서는 상당수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를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101석 중 절반이 넘는 56석을 차지한 초선의원들의 반대를 극복하는 건 오롯이 홍 의원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초선들의 거부감부터 극복하는 게 먼저"며 "초선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향적인 자세를 이제부터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洪 위한 반론도 만만찮아

초선그룹의 복당 반대가 김웅 의원을 비롯한 한 일부 '복당 반대파'로 인해 과장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장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비밀투표를 진행할 경우,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홍 의원 복당에 대한 찬반이 팽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걱정하는 것과 반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의미다. 내가 아는 다수 의원들은 홍 의원의 거친 언사를 우려하는 것이지 복당을 막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대표도 끌어들이는 마당에 홍 의원의 복당이 왜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을 잘 아는 전·현직 의원들은 홍 의원이 '막말 프레임'에 갇힌 것이라고 옹호한다.

친홍계로 분류되는 한 전직 의원은 "사실 막말 이미지는 좌파진영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씌운 프레임이다. 홍 의원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후 막말 프레임 공격이 본격화됐다"면서 "홍 의원이 말은 다소 거칠지만 틀린 말을 한 적은 없지 않느냐. 거짓말이나 욕설이 아닌데도 국민의힘 일각에서 홍 의원을 지나치게 막말 이미지로 몰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탈당하고 바른정당까지 차려 지난 대선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에 국민의힘 대선주자에 뛰어들지 않느냐.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이 막말이 잦다는 이유로 복당이 불허되는 건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 복당에 찬성한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복당은 급한 문제가 아니다"며 완급조절을 암시했다.

이에 따라 내달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 복당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웅 의원을 제외한 당권주자들은 홍 의원 복당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11일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하는 자체가 맞지 않다. 이미 권성동 의원이나 김태호 의원이 같은 조건에서 복당이 허락이 됐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든지, 안철수 대표에게 문호를 열겠다고 하고 있다"며 "홍준표 의원을 막을 이유가 있겠느냐. 이건 형평의 문제라고 본다. 계파적 이해관계나 개인적인 사감이 작용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당권주자 대다수와 신임 원내대표가 홍 의원 복당에 찬성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제는 복당 반대파를 비롯한 일부 초선의원들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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