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이 "당원과 국민들의 복당 신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제 돌아가야 할 때"라며 지난 10일 '친정' 국민의힘에 복당을 공식 신청했다. 지난해 4·15 총선 컷오프에 반발하며 탈당한 지 1년 2개월만이다.
하지만 홍 의원을 향한 국민의힘 초선그룹의 거부감이 상당하다. 당내 의석의 과반을 점유한 초선의원들은 왜 그토록 홍 의원 복당에 손사래를 치는 것일까. 국민의힘 뇌관으로 급부상한 홍 의원 복당 논란에 대해 의원들의 솔직한 생각을 물어봤다.
◆초선은 왜 洪 복당에 반대하나?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우려를 표하는 초선의원들은 그의 '막말' 이미지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비호감' 홍 의원의 합류가 차기 대선을 앞둔 제1야당의 당익(黨益)에 과연 부합하느냐는 의구심이다.
한 초선의원은 "지난달 재·보선 승인은 중도층 표심 흡수였다. 내년 대선 역시 이들의 선택이 정권교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데 강성의 홍준표 의원이 복당한다면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상당하다. 실제 수도권의 한 의원은 홍 의원이 복당하면 탈당계를 내겠다는 당원의 문자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 같은 복당 비토여론를 의식한 듯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서도 올해 초까지 초선의원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꾸준히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페이스북을 통해 내놓는 메시지의 수위를 낮추는 등 막말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하지만 최근 김웅 의원과의 날선 공방으로 초선의원들의 거부감이 원상 복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최근 김웅 의원을 철부지라고 표현했는데 김 의원 나이가 올해 51살이다. 이런 막말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우리 당 다른 후보에게 똑같이 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며 "당신 말대로 이 당의 어른이라면, 김 의원의 비판이 다소 거칠지라도 너그러이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15 총선으로 국회에 첫 입성한 초선그룹은 원내대표 및 당 대표, 대선후보까지 지낸 5선 홍 의원과 정치적 접점이 거의 없다.
이번 21대 국회에선 홍 의원이 무소속이었던 탓에 초선의원들 가운데 홍 의원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가 대다수다. 이 탓에 막말 이미지가 '중첩만 되고 해소는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 역시 "초선의원 중에서는 상당수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를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101석 중 절반이 넘는 56석을 차지한 초선의원들의 반대를 극복하는 건 오롯이 홍 의원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 초선들의 거부감부터 극복하는 게 먼저"며 "초선의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향적인 자세를 이제부터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洪 위한 반론도 만만찮아
초선그룹의 복당 반대가 김웅 의원을 비롯한 한 일부 '복당 반대파'로 인해 과장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장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비밀투표를 진행할 경우,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홍 의원 복당에 대한 찬반이 팽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걱정하는 것과 반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의미다. 내가 아는 다수 의원들은 홍 의원의 거친 언사를 우려하는 것이지 복당을 막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대표도 끌어들이는 마당에 홍 의원의 복당이 왜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홍 의원을 잘 아는 전·현직 의원들은 홍 의원이 '막말 프레임'에 갇힌 것이라고 옹호한다.
친홍계로 분류되는 한 전직 의원은 "사실 막말 이미지는 좌파진영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씌운 프레임이다. 홍 의원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후 막말 프레임 공격이 본격화됐다"면서 "홍 의원이 말은 다소 거칠지만 틀린 말을 한 적은 없지 않느냐. 거짓말이나 욕설이 아닌데도 국민의힘 일각에서 홍 의원을 지나치게 막말 이미지로 몰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탈당하고 바른정당까지 차려 지난 대선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에 국민의힘 대선주자에 뛰어들지 않느냐.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이 막말이 잦다는 이유로 복당이 불허되는 건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 복당에 찬성한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복당은 급한 문제가 아니다"며 완급조절을 암시했다.
이에 따라 내달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 복당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웅 의원을 제외한 당권주자들은 홍 의원 복당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11일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고 하는 자체가 맞지 않다. 이미 권성동 의원이나 김태호 의원이 같은 조건에서 복당이 허락이 됐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든지, 안철수 대표에게 문호를 열겠다고 하고 있다"며 "홍준표 의원을 막을 이유가 있겠느냐. 이건 형평의 문제라고 본다. 계파적 이해관계나 개인적인 사감이 작용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당권주자 대다수와 신임 원내대표가 홍 의원 복당에 찬성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제는 복당 반대파를 비롯한 일부 초선의원들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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