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빗썸·업비트 잇단 ‘거래지연’…투자 손실나도 ‘서버 핑계’면 끝?

빗썸·업비트 11일 오전 차례로 거래 지연…”예상 밖의 트래픽 증가, 서버 증설로도 역부족”
거래소 약관 “관리자 주의 다했다면 책임 못져”…정희용 의원 “불공정 약관, 서버 관리상태 짚어야”

주가 시세 그래프 앞에 놓인 이더리움 모형의 모습. 연합뉴스
주가 시세 그래프 앞에 놓인 이더리움 모형의 모습. 연합뉴스

가입자들의 거래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정작 투자 피해를 낳을 수 있는 '거래 지연', '표기 오류' 사고 등은 나몰라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전까지 빗썸 거래소 화면상 비트코인 가격은 7천200만원 안팎이었다가 8분쯤 뒤 갑자기 7천797만4천원으로 표시됐다. 같은 시각 타 거래소 가격은 7천200만원선을 유지했다. 빗썸에서는 이후 한동안 차트에서 가격 변동 추이가 표시되지 않다가 오전 6시 8분쯤 다시 7천100만원대로 표시됐다.

빗썸은 오전 6시쯤까지 두 차례에 걸쳐 "사이트 메인 화면 시세, 변동률, 차트 표기 오류 현상이 발생해 긴급 조치 중"이라고 공지한 뒤 거래를 정상화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쯤 업비트에서도 거래소 화면의 숫자가 멈췄다. 업비트 측은 "시세가 중단된 동안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올 들어 모두 9차례 '긴급' 꼬리표를 달고 점검 안내를 공지했다.

거래소들은 "트래픽 증가가 예상 범위를 뛰어넘어 서버를 증설해도 대응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는) 오전 거래가 가장 활발하고 종목 등락을 살피며 수시로 거래해야 하는데 갑자기 거래소가 멈춰 답답하고 불안했다. 거래소들이 책임감 있게 운영해 달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업비트가 긴급서버점검 공지를 올렸다. 업비트거래소 화면 캡쳐
업비트가 긴급서버점검 공지를 올렸다. 업비트거래소 화면 캡쳐

더 큰 문제는 거래 지연 사고 등에 따라 투자자가 손실을 보더라도 거래소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비트는 이용약관에 '순간적인 접속 증가, 일부 종목 주문 폭주,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장애, 외주 시스템 하자 등으로 회원이 손실을 봤을 때 거래소가 관리자 주의를 다했다면 책임지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수입 대부분을 이용자들의 거래 수수료에서 얻는 거래소들이 지난해 이후 가상화폐 투자 붐으로 막대한 돈을 쓸어담고 있지만 정작 이용약관 등 투자자 보호 조치는 엉성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빗썸코리아의 주주사인 비덴트의 사업보고서(연결 기준)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천1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1.4% 늘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연결 기준)도 1년 새 26% 증가한 1천767억4천만원에 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국회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의 불공정 약관, 서버 관리 상태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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