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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건희 미술관 대구에 유치해 미술관을 넘어 ‘한세계’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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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은 점(點)과 점(點)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각 장면과 인물이 모두 각각의 점(點)이다. '한세상'을 담은 이야기지만, 하나씩 점으로 떼어 읽으면 그저 '점'(點)에 불과하다. 점과 점을 연결할 때 비로소 '거대한 우주'가 드러난다. 이건희 컬렉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철학이고 점(點)'이다. 어느 도시에 이건희 미술관을 건립하더라도 그 점(點)은 빛날 것이다. 하지만 이건희 컬렉션이라는 '하나의 점(點)'을 이건희와 삼성이라는 다른 점(點)들과 연결해낼 수 있다면, 우리는 '한세상'을 열 수 있다.

11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해 대구시청 별관 터를 미술관 부지로 지목한 것은 '이건희 컬렉션'이라는 점(點)과 대구가 갖고 있는 점(點)을 연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대구시청 별관 터에서 삼성의 출발인 삼성상회,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 터, 과거 제일모직 기숙사 건물, 삼성이 대구시에 기증한 대구오페라하우스, 이건희 회장의 생가 등이 모두 1~2㎞ 안에 있다.

약 31평(103㎡) 작은 기와집(대구시 중구 인교동)에서 태어나 세계의 거인이 된 이건희, 밤낮으로 국수를 만들어 팔고, 청과물과 건어물을 수출하며 세계 최고 기업의 초석을 다진 삼성상회, 가족의 끼니 걱정을 덜기 위해 어린 나이에 고향 집을 떠나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기숙사에 딸린 부설 학교에서 공부하며 자식들을 반듯하게 길러낸 (삼성) 제일모직 여공들, 대구를 아시아 최고의 오페라 도시로 만든 대구오페라하우스…. 이건희와 삼성이 키워드인 이 점(點)들이 모두 대구에 있고, 권영진 시장은 이 점들과 이건희 미술관을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해, 빛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희 미술관과 이건희의 철학, 삼성의 도전 정신, 대한민국과 삼성이 걸어온 길을 연결해 '한세계'를 열자면 대구가 최적지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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