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카♥사투리] ⟨7⟩ 우동기 총장 "밥 잡샀니껴? 밥심으로 이겨냅시더!"

우 대구가톨릭대 총장 "사투리 쓸 때 제대로 된 뜻 전달 정체성 교육 통해 확산 꾀할 것"

밥 잡샀니껴

지금은 먹거리가 흔해 '밥'이 먹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변했지만, 힘들 때면 우리들은 따뜻한 집 밥 한 그릇을 떠올린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학총장은 어려운 현재의 상황을 '밥 심(힘)'으로 이겨보자는 의미에서 '밥 잡샀니껴'를 택했다고 했다. 그의 고향인 의성에서는 궁핍했던 시절에 '밥 잡샀니껴'는 걱정의 안부 인사였지만, 풍족해진 지금도 일상의 인사말로 자주 사용한다고 했다.

우총장은 밥에 대해 할 말이 많다. 평소 밥은 사람과의 관계이며 이웃에 대한 걱정이며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에서 그는 엄마를 떠올리고 밥을 함께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밥상에서 나누었던 투박한 사투리를 추억한다고했다. 그에게 밥은 바로 '사랑'이며 '밥 잡삽니껴'는 사랑의 다른 말이었다.

그는 사투리를 즐겨 사용한다. 그가 구사하는 사투리는 적절한 무게감과 함께 친밀함이 더해 편안하다. "그동안 여러 기관의 대표를 하며 나름의 표준어를 쓰려고 노력했지만 사투리를 사용해야 나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었다"는 그는 "특히 지역민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사투리를 써야 제대로 뜻이 전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우총장은 약간 어눌한 듯하지만 달변이다. 이야기를 시작하면 밀어붙이는 힘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사투리를 사용할 때는 더욱 그렇다.

대학생들의 사투리 사용에 대해서도 그는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젊은층이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투리의 중요성과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또 실제로 사투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재미도 분명히 알기에 젊은이들 사이에 사투리 사용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나 대학에서 지역의 정체성 교육을 통해 사투리 확산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우총장은 구수한 사투리로 '교직원 여러분 밥 잡샀니껴? 요즘 고생이 많지요"라면서 '밥 심'으로 이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이겨보자며 제안했다.

김순재 계명대산학인재원 교수 sjkimfor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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