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이슬람 국가의 연중 최대 축제 '이드 알 피트르' 행사 이후 경남 김해에서 외국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다. 상당수 무슬림(이슬람교도)이 대면 접촉을 불사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14일 경상남도는 이드 알 피트르와 관련 김해 외국인 코로나19 확진자 15명을 포함해 경남에서 모두 3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14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김해 20명, 양산 5명, 함양 4명, 진주 3명, 창원 2명, 거제·고성·밀양·창녕 각 1명이다.
감염 유형별로는 김해 라마단 종료 기념행사 및 우즈베키스탄인 운영 식료품점 관련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확진자 모두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이다. 상당수는 김해 동상동 '우즈벡임(UZBEGIM)' 식료품점 관련 감염으로 추정된다.
앞서 12일에는 해당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가족 2명이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13일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가족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지난 13일 오전 열린 라마단 종료 기념행사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확진자 10명이 나왔다. 이들 중 다수는 우즈벡임 방문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내전까지 멈추는 이드 알 피트르, 전 세계에서 성대히 열려
이드 알피트르는 이슬람력으로 9월에 해당하는 '라마단' 한 달간 철저한 금욕 생활을 한 후 10월에 해당하는 샤왈 첫째 날 사원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가족, 친지들을 방문해 이들과 함께 성대하게 먹고 마시는 축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박해를 피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헤지라)한 직후부터 시작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이슬람교 최대 축제다. 교인들은 한달 간 흡연, 성행위 등 모든 반종교적인 행위를 금지한다. 또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차나, 커피를 마시지 않고 심지어 물을 마시는 것도 최소화 한다.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라 강도 높은 금욕생활을 이어간 신자들은 이드 알 피트르 기간 밤낮없이 축제를 이어가는데 거의 모든 이슬람국가는 이 기간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 전쟁까지 멈출 정도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교전 중인 무장조직 탈레반은 올해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3일간의 휴전을 선포한 바 있다. 미군 철수 직후부터 파상공세를 펴고 있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간의 평화협상은 계속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뤄진 극적 휴전인 셈이다.
◆ 이 시국 무슬림 집결에 지자체 비상
앞서 국내 이슬람교도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서울중앙성원에는 무슬림 1천여명이 모여 라마단의 끝을 축하하는 예배를 지냈다.
13일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는 방역수칙에 따라 최대 수용 가능한 인원 2천명의 20%인 400명까지만 입장했고, 성원 인근에는 미처 입장을 못 한 600여명(경찰 추산)이 '다닥다닥' 붙어 예배를 했다.
이 행사로 지난해에도 집단감염을 겪은 충북 청주시는 올해도 해당 행사를 진행했다. 청주이슬람문화센터는 13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청주야구장에서 '이드 알 피트르'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코로나19 음성 진단을 받은 무슬림 150여명이 참석했다. 시와 경찰은 현장에서 무슬림들의 출입자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여부, 2m 거리두기, 음식물 섭취 금지 등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앞서 시는 주최 측과 함께 시민 접촉을 차단하고, 참석자 간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청주야구장을 행사장소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주에서는 지난해 7월31일 복대동 신율봉공원에서는 무슬림 380여명이 참석한 행사 이후 6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당시 시는 사전에 행사 개최 여부도 알지 못하는 등 방역관리에 허점을 드러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최근 외국인근로자 집단 감염으로 비상이 걸린 강원 강릉시에서는 13일 외국인 6명과 시민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외국인 확진자는 러시아권 노동자는 5명이고, 1명은 방글라데시에서 유학 온 20대라 직접적인 상관이 없지만 시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강릉에서는 이들을 포함해 최근 외국인 9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시는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4차 검사를 한 데 이어 오는 15일 마지막으로 한 차례 더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라마단 기간이 끝나면 이슬람권 사람들은 대규모 파티 모임을 한다"며 "앞으로 3∼4일간 다시 집중적으로 확산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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