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셜벤처CEO 릴레이 인터뷰] <7> 이준호 '나쁜기억지우개' 대표

"청소년들 힘든 고민 털어놓을 수 있는 앱 개발"…누적 다운로드 80만 건↑
상담사가 또래 친구 매력…진로 체험 콘텐츠 선보일 것

이준호 나쁜기억지우개 대표. 나쁜기억지우개 제공
이준호 나쁜기억지우개 대표. 나쁜기억지우개 제공

"청소년들이 진솔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구의 사회적기업 성장지원지원센터에 본사를 둔 '나쁜기억지우개'는 청소년들이 익명으로 고민을 나누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동명의 앱을 개발한 소셜벤처다. 지난 2016년 출시된 나쁜기억지우개는 주변에 털어놓기 힘든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이 고민글을 올려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SNS다.

해당 앱에 게시된 고민글은 24시간 후에 자동으로 삭제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편하게 꺼낼 수 있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앱으로 누적 다운로드가 80만 건을 넘어섰고 월간 사용자만 5만 7천여 명에 다다른다.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상담사는 또래의 친구라는 점이 나쁜기억지우개의 매력이다. 고민글에 공감과 위로의 댓글을 달면 받을 수 있는 '고마워요'를 100개 이상 획득한 이용자는 또래 상담사를 일컫는 '메이트'가 될 수 있고 상담을 원하는 청소년들과 1대1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이준호 나쁜기억지우개 대표는 "청소년들의 고민 상담 대상 1순위는 또래 친구다. 특히 Z세대(1996~2005년 출생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익명으로 관계를 맺은 이들도 친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 때문에 우리는 청소년들이 익명으로 또래 친구들에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SNS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나쁜기억지우개는 단순한 상담뿐만 아니라 고민라디오, 우울자가진단 등 마음 건강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살, 자해 등 키워드가 포함된 글을 작성할 경우 작성자와 가장 가까운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를 연결해줘 위기 청소년에게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다른 이용자들에게 위로를 받는 것만으로도 청소년들은 우울감 해소 등의 심리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우울자가진단을 통해 이용자들의 우울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수시로 트래킹한다"며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삶에 우울감을 증폭시킬만한 문제가 없으면 우리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우울감이 30%가량 감소하고 삶의 만족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고민을 나눌 창구 역할을 해온 나쁜기억지우개는 앞으로 이들이 좀 더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동반자가 되려 한다. 또래 상담사를 위한 상담 기법 교육 콘텐츠와 다양한 진로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진로 콘텐츠 등을 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대인 관계, 우울감 등의 고민이 해결된 후엔 학업,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며 "청소년들의 진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소해주기 위해 5월 중 앱 내 라디오 기능을 통해 다양한 진로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진로 상담소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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