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 데 이어 비트코인 회사 보유분까지도 모두 처분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해 또 한번 '말 바꾸기'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는 이날 누리꾼 '크립토 웨일'(가상화폐 고래라는 뜻)이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고 쓴 트위터 글에 "정말이다"(indeed)라는 답변을 달았다.
크립토 웨일은 트윗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다. (비트코인을 향한) 머스크의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가 해당 트윗에 긍정 답변을 한 것은 지난 12일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방침을 돌연 발표하고서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을 것"이라던 최근 입장에서 정반대 뉘앙스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각에선 머스크의 댓글만으로 비트코인 처분을 암시했다고 보기에는 불확실한 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스크가 한 단어 답변 외에는 어떠한 배경 설명도 하지 않아서다. 최근 그의 오락가락 행보로 큰 비판이 나왔던 만큼, 트윗 작성자 심경을 이해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계나 투자자들은 2월 이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주도하던 세계적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지금처럼 애매한 의사표현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지난달에도 테슬라의 비트코인을 일부 처분한 사실이 공시로 드러나면서 '배신자'라 비난받은 적 있다. 당시 머스크는 당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궁색하게 해명했다.
이번 머스크의 트윗 영향에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0%가량 떨어졌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7일 오후 2시 현재 4만3천434.69달러로 24시간 전보다 9.73% 하락했다.
가상화폐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2.61% 하락한 3천324.24달러로 내렸다. 머스크가 최근 띄우던 도지코인 역시 0.4858달러(-8.23%)로 하락, 약세로 돌아섰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을 비롯한 상당수 가상화폐들이 약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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