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이 17일 대구 남구 대구아트센터 아트파크에서 있은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시 '때와 땅', 그리고 다음 달(6월 29일 예정) 대구 시민들에게 공개될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을 중심으로 강연했다.
그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집했던 작품 대다수는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지방자치단체 운영 미술관이 있는 전국 26곳 중 5개 미술관이 이건희 컬렉션의 수혜를 받았다. 강원 양구의 박수근미술관, 제주 서귀포의 이중섭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 광양에 들어선 전남도립미술관을 비롯해 대구미술관까지다. 대구 출신 이인성, 이쾌대 작가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으로 안착했듯 작품의 작가가 그 지역과 인연이 있는 경우 그 지역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건희 컬렉션이 대구로 안착할 수 있었던 데는 대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때와 땅'이라는 전시회도 적잖은 힘을 발휘했다는 게 최 관장의 추측이다. 이달 30일까지 계속되는 기획전시 '때와 땅'은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망라하는 대구근대미술전이다.

최 관장은 "'때와 땅'이 대구가 갖고 있는 힘들을 보여주면서 이건희 컬렉션의 귀향을 부르지 않았나 싶다"며 "무엇보다 우리 근대미술을 이야기하려면 대구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연결고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1990년 말에서 2000년 말까지 이런저런 미술관에서 일했던 그는 개인과 기관 소장가들한테 작품을 빌려서 전시했었는데 대구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며 대구의 힘을 느꼈다는 것이다.
일제가 문화 통치를 위해 만든 조선미술전람회(1944년까지 지속)에 대항하기 위해 서예가 서병오 선생이 1922년 결성한 '교남시서화회'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 근대미술사의 주요 운동이나 근대기에 한 번씩 짚어야 하는 단체들의 활동은 대개 대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을 뒷전에 두더라도 작품을 갖고 있는 컬렉터들이 대구에 많았다는 게 최 관장의 경험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작품이 망실된 경우가 많았는데 대구는 낙동강 방어선, 워커라인이 포화를 막아내면서 많은 작품들이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미술관은 소장품으로 이야기한다. 연간 100만 명이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를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이스를 찾는다. 그 작품은 헤이그의 자랑이다"며 "이인성, 이쾌대 작가의 작품 등 이건희 컬렉션으로 온 작품 21점이 대구의 자랑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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