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 대구경북, 주호영, 국민의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주호영 의원이 최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주호영 의원이 최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암 서울지사장
최정암 서울지사장

국민의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6월 11일)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통상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일정을 관리하는 당 대표직에 대한 매력은 크게 떨어지지만 이번에는 예외가 된 듯하다.

여느 때와는 달리 초선과 원외 인사들까지 당 대표를 넘보고 있고 이들의 기세가 만만찮다. 이들이 후보 단일화를 이뤄 중진에 대응한다면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을 떠받치는 핵심 기둥이면서도 정작 논공행상에서는 항상 불이익을 받아 온 대구경북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건 지난달 보궐선거 압승으로 내년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 물론 자력으로 이겼다기보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힘입은 승리라서 내년 대선에서도 승리할지는 미지수.

그래서 차기 국민의힘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반문 세력의 흡수 및 연대다. 야당이 분열해 대선에 임하면 필패라는 건 상식이다. 윤석열·안철수·김동연·최재형 등 반문 유력 인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당내 환경 조성과 '포용적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출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투톱을 이뤄 당 운영을 해 나갈 수 있는 '관리 능력' 역시 필수적 요소.

여기다 대표는 180여 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한다. 이 여당의 임기는 아직 3년이나 남아 있다. 정권을 획득한다고 해도 국정을 뒷받침하려면 고도의 정치 수완이 필요하다. '유연한 경험'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차기 대표 지휘 아래 치르는 내년 4대 지방선거도 중요한 과제다. 공천 잡음이 인다면 대선에도 악영향인 만큼 사전에 이를 차단해야 하는 임무도 크다.

국민의힘은 당원 70%, 일반 국민 30% 비율로 전당대회를 치른다. 국민의힘 당원 가운데 영남 비중이 60%를 넘으며 이 중 대구경북은 부산울산경남보다 더 높다. 이 정당의 선거는 TK가 좌우한다고 보면 된다.

이번 선거에 5선의 주호영 의원이 나섰지만 정작 TK 국회의원들의 셈법은 저마다 다르다. 그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고, 후보들과 그 나름 친소 관계가 형성돼 있어 의원들의 처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TK의 정치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다. TK가 분열돼 버리면 앞으로 정치적 위상은 회복 불가능하다. 정점이 있어야 하고 그 역할을 주호영이 하는 게 순리다.

우선 그는 큰 공적이 있다. 지난 '보궐선거 압승' 성적표가 그것. 김종인에 대한 거부감이 높을 때 의원들을 설득해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인물이 그다. 다수가 김종인 대신 원내대표였던 그에게 비대위원장 겸임을 권했지만 당 재건을 위해 김종인이 필요하다고 밀어붙였고 당에 선거 승리를 선물했다. 대선처럼 큰 판에는 선거 승리를 쟁취해 본 사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일부에선 대구에서만 5선을 한 그를 두고 팔공산에만 오른 것도 등산 경력이냐고 했지만 그건 상황을 잘 모르는 얘기. 지난해 21대 선거에선 지역구를 옮겨 현 국무총리인 김부겸 후보를 꺾었다. 20대 총선에선 친박의 횡포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국민의힘 공천장만 받으면 당선되는 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했다는 것은 그의 정치적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당원들이라도 올바른 처신을 해야 대구경북의 정치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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