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19일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 당이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열린 정당'이 돼야 한다. 더 많은 지역과 세대, 가치를 녹일 수 있는 용광로 역할을 하는 정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 전 대표는 이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대구 동화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자 대구를 찾았다.
그는 서울 조계사가 아닌 '보수 텃밭'인 대구의 동화사를 찾은 배경에 대해 "정권교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왔다. 거의 90% 정도 결심을 했는데, 최종 결심을 하기 전 당의 뿌리이자 본산인 대구경북(TK)에서 부처님 말씀을 듣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나 전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 "편가르기 의미없다" 초선 바람에 직격탄
나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같은 중진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쇄신론'을 앞세운 초선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도 선두 그룹에 합류하며 거센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이들 쇄신파에 대해 나 전 대표는 "당에 역동성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있고, 용기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발군의 실력이 돋보이는 분들이 있고, 주요 자리에 전진배치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며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당권 도전에 관해서는 "이번 당 대표는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 정권교체를 하는 등 매우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고도의 정치력과 지혜가 요구되는 가시밭길같은 자리이기 때문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경험이 많은 중진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의 견제구로 해석된다.
특히 당 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영남·중진 배제론'에 관해서는 "가장 싫어하는 구태이자 분열의 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 전 대표는 "영남이 4년 간 궤멸 위기였던 당을 지켜 정권을 견제하는 야당 역할을 하게 해줬기 때문에 정권 교체의 희망이 보이게 된 것"이라며 "물론 당의 쇄신과 변화라는 의지에는 공감하지만 영남과 비영남을 나누고, 선수와 나이로 나누는 프레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번 당 대표는 국민의힘의 구태인 계파 정치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가치와 지역, 세대로 (외연을) 확장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스로 국민의힘 내 중진 가운데서 계파색이 옅은 편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 "누가 정권교체 밀알 될지 고민해달라"
나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원의 약 30%에 이르는 대주주 TK를 향한 가장 큰 약속으로 '정권교체'를 제시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가장 큰 지역이니만큼 이를 이뤄내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 전 대표는 "지난 원내대표 당시 TK 의원들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일했는지 전·현직 의원 모두 기억하실 것이고, 이번 출마 고민 과정에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 분들 중 TK 의원들도 다수 계시다"면서 "특히 조국 사태 당시 먼 길을 달려 서울에 올라와 손을 맞잡고 울먹이던 TK 시도민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결국 생각을 확장하고 사람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중도 실용의 가치를 담는 큰 그릇으로 (국민의힘이) 재탄생해야 한다"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합류했을 때 정치적 부담이 최소화돼야 하고, 그런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이어 또 다시 출마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권교체의 시작이라 생각해서 출마했었고, 슬로건도 '서울부터 정권교체'였다"며 "결국 재보궐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선도 정권교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해줬으면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당권주자로서 어려운 TK 지역경제를 되살릴 방법으로는 '일자리'를 내세웠다. 나 전 대표는 "지난 20년간 소외돼온 TK 제조업의 부활을 위한 파격적 입법에 나서겠다"며 "TK는 동남권과 수도권 경제를 잇는 중요한 요충지로, 차세대 유통 산업의 핵심 기지로 재탄생시키고 코로나19로 각광받는 바이오 산업도 잘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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