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외라서 괜찮아" 무뎌진 코로나 경계심…공휴일 방역망 느슨

일부 사찰 신도 거리두기 안돼…유원지 5명 이상 한 돗자리에
두류동 코오롱 야외음악당, 이월드 등에도 많은 인파 몰려
턱스크 한 채 음료수 마시기도

19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구 남구 앞산에 위치한 은적사.
19일 오전 10시쯤 찾은 대구 남구 앞산에 위치한 은적사.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신도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배주현 기자

19일 오전 대구 남구 앞산에 위치한 은적사. 공영주차장은 진입을 위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차들이 가득 찼고, 도로 옆 갓길에도 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법회에 맞춰 50여 명의 신도들이 자리를 빼곡히 차 있었다. 그 옆 '기와불사'를 하는 곳에도 열댓 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고,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의식인 '관불'을 위해 20명의 신도가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 있기도 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대구 주요 사찰과 유원지 등이 불교 신도들과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일각에서는 방역수칙을 어기는 모습도 포착돼 공휴일을 맞아 코로나19 방역망이 느슨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사찰이 행사를 약식으로 진행했음에도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대구 동구 동화사 역시 신도를 위해 준비해둔 4천 개의 떡이 오전에 모두 동이 났다.

은적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해 떡과 음료를 담은 간식봉투를 2천개 가량 대신 준비했지만 오전 10시쯤 이미 500개가량이 나갔다"며 "방문객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어 집계도 제대로 안 될 수준"이라고 했다.

이날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일부 방역수칙을 어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찰에선 기도를 드리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이 붙어선 탓에 거리두기는 사실상 어려웠고 허기 진 시민들은 절에서 나눠준 떡을 여럿이 함께 앉아 먹기도 했다.

가족과 동화사를 찾은 최모(58) 씨는 "최대한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서 먹으려는데, 야외이기도 하고 바로 마스크를 올리니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대구 곳곳의 공원과 유원지 등에도 나들이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 1시쯤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 야외음악당 인근에는 돗자리가 줄지어 깔려 있었고 배달 오토바이가 수시로 지나다니며 고객들이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기 바빴다. 비슷한 시각 달서구 이월드 매표소 앞은 입장객들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오후 1시쯤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 야외음악당 인근에는 돗자리가 줄지어 깔려 있다. 이수현 기자
오후 1시쯤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 야외음악당 인근에는 돗자리가 줄지어 깔려 있다. 이수현 기자

코오롱 야외음악당 중앙 잔디밭엔 돗자리끼리 간격을 두도록 안내하고 있었지만, 주변 산책로엔 그늘 밑을 찾아 나선 나들이객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일부 시민들은 음식을 먹은 뒤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누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으나 5명 이상 한 돗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은 흔했다.

이월드 역시 입구에서는 QR코드 확인과 체온 점검이 이뤄졌지만 줄을 선 이들 상당수는 1m 간격 유지를 지키지 않았다. 놀이공원 안에서는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채 다니며 음료수나 음식을 먹기도 했다.

이월드 관계자는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방역 인원을 1.5배 늘리고 방역수칙을 지켜달라는 안내 방송도 수시로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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