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가 달빛내륙철도 건설과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위해 손을 잡습니다."(2021년 5월 18일)
"… 나라가 망하면 백성이 장차 어디에 의지할 것이며, 의지할 곳이 없으면 자손들은 곧 노예가 되고 집과 토지는 우리의 소유가 아니게 됩니다. 호남 지역은 예의를 숭상하고 충효로운 인물이 많은 곳입니다.… 국채를 완전히 갚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1907년 3월 19일)
1907년 3월 2일 자 황성신문과 3일 자 대한매일신보에는 대구에 본부를 두고 국채보상운동을 벌이던 대동광문회가 국내 유일하게 전북·전주지회와 전남·광주지회를 설립한다는 광고가 실렸다. 내용은 담배를 끊고 국채보상에 나선 대구 광문사 김광제 사장·서상돈 부사장과 뜻을 같이하며 전라남북도인의 동참을 호소하는 글이었다.
이어 3월 19일 마침내 전남북 국채보상의무소 설립을 알리는 취지문을 발표하고 발기인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 명단은 대동광문회 전남북지회 발기인 참여자들이었다. 이날 동참 호소 발표문 이후 전남북에서는 속속 사무실 문이 열렸다. 전남은 15개 군에 17곳, 전북은 16개 군 19군데 보상회가 각각 설치됐다.
114년 전 나랏빚을 갚는 데 전남북 사람과 손을 맞잡으려 유일하게 지부까지 설치했던 대구경북 사람의 인연은 다시 이어질 조짐이다. 대구의 (사)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전라도(호남) 지역 사무실을 두는 문제를 두고 실무 차원에서 현지 사람들과 세부 논의를 하는 등 교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앞서 대구~광주의 인연을 잇는 길은 지난 1980년대 뚫린 88고속도로였다. 그 길을 따라 민관(民官) 여러 분야에서 두 지역 왕래도 잦았다. 대구 2·28과 광주 5·18 두 기념일에 맞춰 오가는 정치 지도자 발길도 눈에 띌 정도가 됐다. 여기에다 달빛철도 추진과 국제 체육행사 공동 유치까지 맞손이다.
110여 년 전 나랏빚을 갚느라 맞잡은 손이 이제는 국토의 균형발전은 물론, 날로 몸집이 커지는 수도권과 달리 갈수록 쪼들리는 두 지역의 힘든 상황을 함께 이기기 위한 상생의 손을 맞잡게 된 셈이다. 오랜 역사 속 아름다운 인연이 뒷날의 새로운 인연의 끈으로 이어지니 그 결실 또한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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