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최고위원 도전 0…TK 의원들의 무기력 정치

오는 6월 11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경선 도전장을 내는 대구경북(TK) 현역 국회의원이 눈에 띄지 않는다. 현역 의원들이 최고위원 출마를 기피하는 사이 김재원 전 의원과 도태우 변호사 등 원외 TK 인사가 최고위원 도전장을 냈다. 다른 지역의 경우 초선 및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사표가 줄을 잇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심지어 TK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신이 나서라"며 서로 출마를 떠미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는데 말문이 막힌다.

자유한국당 또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마다 TK 의원 2명 정도가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 지역의 정치적 지분을 챙겨 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과 같은 불출마 기류는 매우 이례적이다. TK 의원들이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지 않는 배경은 영남당 프레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최고위원 자리에 메리트가 없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재선 이상 의원들은 초선 의원들이 당 대표·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마당에 자신들의 출마가 격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가진 듯하다.

그렇다면 마른 땅만 밟으며 정치한다는 비판을 받기에 딱 좋은 자세다. 선수(選數)를 따지는 것도 꼰대스럽다는 소리 듣기 십상이다. 대선 정국이라는 중대 시기라면 당은 물론이고 국가와 지역을 위해 최고위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마땅하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보신(保身)주의에 빠져 있으니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최대 지분을 가진 지역임에도 그에 걸맞은 정치적 위상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혹여나 주호영 의원마저 당 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다면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에서 비빌 언덕 없는 정치적 소외 지역으로 대선을 치르게 된다. 자기 정치 못 하는 정치인에게 미래가 있을 리 없다. 오죽하면 주호영 의원마저도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부터 팔공산만 다섯 번 오르며 편하게 정치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조롱을 당했겠는가. TK 정치인들의 자성과 치열한 정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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